세상사는 이야기

주접이 들다.

甘冥堂 2020. 8. 29. 19:04

35도
폭염을 무릅쓰고 밭갈이.

고추대, 풀 뽑고. 비닐 제거하고.
거름, 붕사 굼벵이 약 뿌리고,
동네 동생이 트렉터로 갈아준 밭을
고랑내고 규격에 맞게 비닐을 덥는다.

이어
배추 모종을 사다 심고...
이틀이 걸렸다.

혼자서는 엄두도 못낼 일.
마누라가 도와주고
동생이 힘든 일은 대신했다.
힘들다.

誰知盤中餐 누가 알랴 밥상 위의 더운밥
粒粒皆辛苦 알알이 모두가 쓴 고생인 것을.

쌀 한톨, 배추 한닢,
땀방울 아닌 것이 없다.


다음날 아침
거울을 보니 코밑과 입술에 물집이 잡혔다.
힘이 들긴 힘들었나보다.
주접이 들다니...


김장 배추.
그거 사다 먹으면 간단할 것을...

그래도 그게 아니다.
제 땅을 두고, 남이 만든 김장을 사다 먹는 게 말이 되는가?

그나마 이도 이제 그만.
토지수용을 당했으니,
내손으로 짓는 농사도 올해로 끝이다.

잘가꾸어서 식구들과 나누어야 한다.
이것이 마지막.
평생 가꾸어 온 문전옥답을 떠나야 하다니.
쓸쓸하다.

그나저나
이 주접든 모습은 언제쯤 나아지려나.

친구 부인이 농장에 와서
"그 잘난(?) 얼굴에..."
놀리며 사뭇 아쉬워하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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