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을 집안에만 콕 박혀있다.
농장에도 별 일이 없으니 갈 일이 없고.
여행을 가자니 코로나가 말리고
차박을 하려고 준비해 놓았으나,
막상 혼자 떠나려하니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차박
한밤중 혼자서 달을 쳐다보면 처량할 것 같고,
산속이나 바닷가에 홀로 있기에도 겁이 난다.
동호회를 훑어 봐도 젊은이들 뿐이니
가입하기에도 저어된다.
함께 할 친구 하나 없다니...
깊은 산 속에 차 세워 놓고
禽聲上下 午睡初足
새 소리 위 아래로 오르내릴 제
낮잠이 막 깊이 드네
旋汲山泉 拾松枝 煮苦茗啜之
돌아가 산골 샘물 긷고 솔가지 주어와
쓴 차를 끓여 마시네.
그림이 그럴듯한데
바닷가.
추분을 넘어 상현달은 밝은데
이런 달밤에 파도소리, 물새 소리 들으며
홀로 생각에 잠겨 지난 날, 앞날을 헤아려
弄筆이라 붓으로 글씨도 써 보고,
메모장을 채워 보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으련만...
그러나
떠나기를 주저하니 모두 다 헛 것이로다.
1박으로
서해안 홍원항에
전어 맛이나 보러갈까?
홍원항은 늙은 작부다.
대폿집 작부와 마주 앉아
"선창가에 버려진 장화가
아무렇게나 신는 신발보다
오히려 쉽게 삭는다."
이 작부도 젊고 잘 나가던 시절.
옥빗, 금비녀 박자 치다 부서뜨리고,
진홍빛 붉은 치마 술 엎질러 더럽힌 적이
한두 번이었겠나를 헤아리며
소주 한잔 얼큰하게 취하는 것도
나름 괜찮은 1박이 될 것이네.
차박의 꿈
세월의 회한을 바다에 띄워버리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