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노후차 수리하듯

甘冥堂 2020. 10. 15. 22:24
약봉지가 나딩군다.
싫어하는 물건.

혈압, 고지혈증 약에
눈에 좋다는 영양제.
모두 다 쓸데없는 것들이다.

평상시 혈압 150
동네 의사가 강력하게 권해서
할 수 없이 복용한다.
고지혈증 약도 마찬가지.

눈이 침침하다니 아들이 루테인을 사왔다.
약은 아니지만, 그 자체도 싫다.

의료권력은 사람 얼굴은 보지않고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명령한다.

어금니 충치
"뽑지 않고 살릴 수는 없소?"
"No."
사정없이 뽑히고야 말았다.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게
하루 종일 우울하다.

노후 차량 고장나듯
하나씩 망가지기 시작한다.

우연히 치과에서 마주친 동창.
금니빨을 하러 왔다고.
120살 산다고 큰소리 치던 친구도
부속이 낡으니 어쩔 수 없다.

마후라가 터져 굉음을 내는
친구의 고장난 똥차를 타고
자유로를 달려 문산까지 가서

역전 시장
팥죽 한 그릇에 애써 웃으며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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