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함박눈 모임
甘冥堂
2021. 12. 18. 17:38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맹자, 한시를 가르쳐주던 선생님을
코로나로 인해 거의 2년만에 모셨다.
모두들 사정이 있어 다 모이지 못하고
학우 단 2명만 만나 선생님과 점심을 함께 했다.
변한 건 없어도
전보다는 편안한 얼굴빛이 안심된다.
점심식사를 하며 내다보는 창밖에는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데
우리의 대화는 옛날로 돌아간다.
처음 대하던 중국어, 그리고 한문. 한시...
도연명, 이태백, 두보, 백낙천의 시
한유, 유종원, 소식, 구양수의 명문, 사서삼경...
가슴 뛰며 읽고 쓰고 외우기를 게을리하지 않았건만
뒤돌아보니 기억의 저편으로 가물가물,
몽롱한 저 산모롱이를 돌아가고 있네.
한낮이라 술은 마시지 못하고
다만 뷔페 안주거리만 축낸다.
이웃 카페로 자리를 옮겨서도 옛이야기 뿐.
그 사이 눈은 그치고.
거짓말 같이 석양이 눈부시다.
내년 꽃피는 3월에 다시 만나요.
안녕!
눈쌓인 공원길을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