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우크라이나 사태에 미적대다

甘冥堂 2022. 3. 1. 10:28

朽腐日 深之大厦 (후부일 심지대하)  날로 날로 더 깊이 썩어가는 빈 집같은 
其國非國 (기국비국) 이 나라는 지금 나라가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444년 전 1574년에 이이 율곡이 선조에게 올린
萬言封事(만언봉사)에서 적은 글귀다.

지금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접하는 이 나라의 현실을 보며 이 말이 떠오른다.

 

이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국제 연대에 왜 동참을 망설이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쟁의 명분을 찾을 수 없는 국제법 위반인 동시에

탈냉전 후의 국제질서에 대한 심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대열에서 세계 10위의 경제강국 한국 정부만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제재 동참은 없다고 했다가 침공이 현실화하자 문재인이 동참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한 박자 늦게 마지못해 따라가는 모양새가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균형외교를 표방하며 친중, 친러. 친북 성향을 보여온 이 정부가

국제사회의 행동에 담긴 본질을 정확하게 보지 못하는 단견일 뿐이며

대한민국이 견지해야 할 원칙과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이 와중에 이재명은

우크라이나의 초보 정치인이 러시아를 자극했다며 인과관계를 뒤집는 발언을 했다.

여권에서 쏟아지는 과격한 표현들은 차마 옮기기에도 민망하다.

"러 침공 예측 못하고 위기 키운 아마추어 대통령" -모 신문사 헤드라인이다.

"우크라이나의 어리석음이 오히려 주요인이고, 그다음 미국과 러시아의 국익을 내세운

위정자들의 정치적 계산의 합작품..."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무식하고 무능한 코미디언을 대통령으로 뽑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처지가 안타깝다. 

국민이 무식한 통치자를 선택하면, 무식한 통치자는 대개 '재앙'으로 보답한다" -어용학자 전우용.

이런 망발들이 여권에서 거침없이 쏟아지면서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야 말았다.

 

힘이 약한 인접국의 주권을 강대국이 무력으로 위협하는 행위에 맞서는 국제사회의 연대에

우리가 동참을 주저할 이유가 없음에도

문재인 정부, 여당이 왜 이렇게 동참을 주저하는지, 그들만이 알 뿐이다.

 

이에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이 당부했다.

 

새 정부 외교가 유념해야 할 10가지

 

1.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당사자로 주도한다

2. 미국과 신뢰 관계를 잃으면 이류 동맹으로 추락한다

3. 중국과 공존하되 원칙과 자존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4. 북한의 핵미사일이 언제든 날아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5. 비핵화 진전 없이 남북 관계만 가서는 안 된다

6. ·일 관계는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미래 지향적으로 재설정한다

7. 국제 질서 대변동 과정에서 정체성·가치·지향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8. 지정학에 이어 지경학과 기술이 지배하는 시대에 대비한다

9. 부분이 아닌 전체를, 개별적이 아닌 통합적 시각으로 봐야 한다

10. 외교가 국내 정치, 이념, 대중 영합주의의 부속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새겨야 할 외교 지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