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험한 세월

甘冥堂 2022. 3. 30. 19:53
3월도 이제 마지막
봄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친구에게 들렸다가,
농막에 가서 정리 좀 하려는데
비가 쏟아지니 일을 더 할 수도 없다.

집으로 돌아왔으나, 텅 빈 집안,
'나혼산' - 나 혼자 산다.
마누라에게 오라고 전화해도 싫다하고...
아직 '나혼산'에 적응이 안 된다.

오랫만에 붓을 잡아 몇자 적어본다.
'팔풍취부동' 八風吹不動
'여수여풍이종아' 如水如風而終我
'승거목단 수적석천' 繩鋸木斷, 水滴石穿


거의 2년만에 붓을 잡으니 글씨가 제대로 써 지겠는가?
괜히 마음만 어수선하다.
이럴 땐 술이 최고다.

계란 후라이에 소주.
궁합이 맞을 리 없다.

동문 학우를 부른다.
"3월이 다 가는데, 어찌하여 이러한가?"

학우는 지금의 이 험한 세월을
후배의 직업을 빗대어 비유한다.

"요즘 코로나로 사망자가 폭증하여,
10일 이상 처리가 안 되어 쌓여 있데요.
이 상황에서 그 후배를 불러낼 수도 없으니
형하고 그냥 둘이서 한잔 합시다."

그 후배는 납골당을 운영한다.
험한 세상.
사망자가 날로 늘어나는 상황이니 어쩌겠는가?

"고스톱도 셋이 쳐야 재미가 있는데
둘이서 무슨 맛으로 술을 마시나?
다음으로 미루지 뭐..."
세상 일 여의치 않다.

밤은 깊어가고
비는 내리는지, 멈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