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개똥철학

甘冥堂 2023. 1. 14. 23:30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엮어 비닐로 덮개를 한, 바람에 쓰러질 듯한 오두막에,
바닥에 침낭 서너개를 깔아 이부자리로 하며

거친 밥으로 17년째 살고 있는 할아버지.
'나는 자연인이다'의 한 노인이 말했다.

"아무 생각없이 사는 게 행복이다. 욕심없이 그냥 근본으로 돌아가는 거다.
없으면 없는대로 그냥 그렇게 산다.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삶의 경험이 배어있는 자연철학자다.


세익스피어가 말했다.
"삶을 철학으로 대체하지 마라. 삶을 살아라.
로미오가 한 말을 기억하라. 철학이 줄리엣을 만들 수 없다면 그런 철학은 치워버려라."

"삶을, 현실을 살아라.
개똥철학 하지말고."
어느 신부님이 세익스피어의 말에 이같이 토를 달았다.

어렵고 복잡한 세상.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면된다.
여기에 무슨 해석이 필요하고 설명이 필요한가?
신부님 말이 맞다. 개똥철학 하지마라.

학생 확보가 어려운 대학에서 제일 먼저 없애버리는 학과가 철학과다.
철학이 밥먹여 주나?

개똥철학을 배우고 싶어도, 내 실력에 그마저도 어렵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살라는 하늘의 뜻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