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그때 갔어야 했는데
甘冥堂
2023. 1. 22. 14:12
서울 서북부에 사는 어느 백수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여행을 뒤로 미루었다.
코로나가 끝나면.
무릎 관절이 다 나으면.
주식 대박이 터지면 가야지...
그러던 어느날
세월의 모진 풍파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그만 벽제화장터 火口 앞에 이르렀다.
그 전날 밤. 백수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때 갔어야 했는데..."
이 말을 듣고, 주위에서 그의 유골을 한강물에 띄워보냈다.
"저 흐르는 물결을 타고 천지간을 유람하시게..."
백수의 꿈은 죽어서야 이루어졌다.
세상 만물 중 미루는 건 인간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