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만남과 이별

甘冥堂 2023. 4. 15. 16:43

만남과 이별 / 괴테​ (1749~1832)

​두근거리는 가슴, 재빨리 말에게로!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나는 듯이,
저녁은 이미 대지를 잠재우고,
산에는 벌써 밤이 걸려 있네.

금새 안개 옷을 입고 있는 떡갈나무,
우뚝 솟은 거인처럼, 저곳에,
어둠이 수풀더미 속에서
수백 개의 검은 눈으로 내다보고 있네.

첩첩이 쌓인 구름 속에서 달은
한탄하듯 구름장막을 헤쳐 나오고,
바람은 날개를 살짝 펴면서,
무섭게 내 귓전에서 윙윙거리네.

밤에는 모든 것이 시커먼 괴물 같고,
하지만 나의 맘은 밝고 즐겁고,
내 혈관에서는 봄꽃이 이는구나!

나의 심장에서 끓는 정열이여!
그대를 드디어 보았네, 감미로운 기쁨에 찬
그대의 따뜻한 눈길이 나를 감싸네,

나의 숨결 하나하나는 그대를 위해.
장미꽃 봄 날씨는
사랑스런 그대 얼굴을 감싸고,
그대의 다정함이여 - 그대 신들이여!
비록 나의 소망이긴 했으나, 감히 어찌 감당하리오!

그러나 아 날이 밝으면
떠날 생각, 내 가슴을 에는구나.
그대의 눈빛에 어린 고뇌여!
그대의 입맞춤에 깃든 희열이여
나는 떠나고, 그대는 서서 땅을 보고
눈물에 젖은 눈길로 나를 쫓고 있었네

그러나, 사랑받는다는 것은, 무한한 행복!
그리고 사랑한다는 것, 신들이여, 얼마나 큰 행복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