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長毋相忘

甘冥堂 2023. 12. 30. 14:30

삶은 창조와 사라짐의 반복입니다.
'생자필멸'이라는 말처럼, 살아있는 것은 결국에는 사라집니다.

한 해를 보내면서 세한도의 장무상망과 기억에 남기고픈 인연을 생각합니다.  

장무상망(長毋相忘)
'오랜 세월이 지나도 서로 잊지 말자.'
이 말은 세한도에 인장으로 찍힌 말 입니다.
"우선(藕船), 고맙네!
내 결코 잊지 않음세!
우리 서로 오래도록 잊지 마세!"

'장무상망(長毋相忘)'은 추사가 먼저 쓴 것이 아니라
2천년전 한나라에서 출토된 와당에서 발견된 글씨입니다.


‘歲寒圖(세한도)’는 설 전후의 추위를 이겨낸 그림이란 뜻입니다.
‘歲寒(세한)’이란 말의 근원은 논어 子罕(자한)편에 나옵니다.
子曰 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也. (자왈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알 수 있다.”

‘歲寒(세한)’이란 제목을 붙임으로 인해 그림 속의 나무는

소나무와 잣나무임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로로 쓰인 글 ‘藕船是賞(우선시상)’에서 藕船(우선)은 이상적의 호입니다.
‘藕船(우선)’은 추사 김정희의 제자입니다.
‘阮堂(완당)’은 추사 김정희의 또 다른 호입니다.

해석하면 ‘歲寒圖(세한도)’ 이 그림을 藕船(우선)에게 阮堂(완당)이 찬양하여 준다.

가장 어려울 때
추사를 생각해 준 사랑하는 제자 이상적에게 추사는 세한도를 주면서
요즘 말로 가볍게 '영원불멸' 이라 하지 않고 조용히 마음을 안으로 다스려

'장무상망'이라 표현했습니다.

제주도에 유배되어 삭막한 삶의 자락을 이어가며 느끼는 애절함이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