馬耳東風
마이동풍(馬耳東風) – 말의 귀에 동풍이 지나가다, 말을 흘려듣다.
말의 귀로 동풍이 스쳐 지나가도 무엇이 갔는지 알 턱이 없다.
아무리 이렇게 하라고 해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
이런 사람과 마주 하려면 속 터진다.
알아듣지도 못할 뿐 아니라 알려고 하지도 않는 사람을 말할 때
관련 속담이나 성어가 많다.
‘쇠귀에 경 읽기’, ‘말귀에 염불’, ‘담벼락하고 말하는 셈이다’ 등을 번역이나 한 듯이 들어맞는 말이
牛耳讀經(우이독경), 對牛彈琴(대우탄금)이다.
가을바람이 귀를 스쳐갔는데도 무엇이 지나갔는지 시치미를 떼고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秋風過耳(추풍과이)도 같은 뜻으로 쓰인다.
비슷한 뜻의 많은 성어 중에서도
말 귀로 동풍이 스쳐간다는 이 말이 가장 유명한데
출처가 唐(당)나라 李白(이백, 701~762)의 시구에서 나와 가치를 높인다.
詩仙(시선)이라 불리는 이백은 혼돈의 시기에 태어나 이상을 펴보지도 못하고 술과 시로 보낸 불운의 시인이었다.
이백은 王去一(왕거일)이란 지인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한탄하며 불우한 처지를 적어 보낸 시
‘寒夜獨酌有懷(한야독작유회)’에 공감했다.
겨울 밤 밝은 달 아래 독작을 하고 있을 그를 생각하며
당시 왕족들 사이에서 인기 있던 鬪鷄(투계)의 기술도 없고,
변경의 싸움에서 작은 공을 세워 충신이나 된 듯이 날뛰는 세상에서
흉내도 낼 수 없는 처지를 한탄했다.
그러면서 이백은 답한다.
吟詩作賦北窓裏 (음시작부북창리) 북창에 기대 앉아 시를 읊고 부를 짓는다지만
萬言不直一杯水 (만언부직일배수)
수많은 말이라도 술 한 잔 가치도 없네
世人聞此皆掉頭 (세인문차개도두)
세상사람 이를 듣고 머리를 흔드는 것이
有如東風射馬耳 (유여동풍사마이)
마치 동풍이 말귀를 스치고 지나는 듯하구나.
자신들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한탄하며
훗날 올바른 평가를 기다리자는 당부도 곁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