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사(楚辭)> <석송(惜誦)> - 굴원(屈原)
惜誦以致愍兮(석송이치민혜) 發憤以抒情(발분이서정)
슬픔을 글로 읊어 근심을 부르고, 성을 내어 이 마음을 토로하노라.
所作忠而言之兮(소작충이언지혜) 指蒼天以爲正(지창천이위정)
충심이 아닌 바를 말하였다면, 푸른 하늘을 가리켜 증거를 삼을 것이니,
令五帝以板中兮(영오제이판중혜)
오방(五方)의 신(神)들에게 공평하게 판단하게 하고,
戒六神與嚮服(계륙신여향복)
육신(六神)에게 고하여 함께 대질(對質)하게 하며,
俾山川以備御兮(비산천이비어혜)
명산대천의 신들도 함께 자리하게 하고,
命咎繇使聽直(명고용사청직)
고요(咎繇)에게 명하여 옳고 그름을 분별케 하라.
竭忠誠以事君兮(갈충성이사군혜)
충성을 다해 임금을 섬겼으나,
反離群而贅肬(반리군이췌우)
도리어 무리에서 떨어져 군더더기가 되었으니,
忘儇媚以背衆兮(망현미이배중혜)
능숙하게 아첨하는 것을 잊고 무리를 등졌나니,
待明君其知之(대명군기지지)
현명한 왕이 알아 주시기만을 기다리노라.
言與行其可跡兮(언여행기가적혜) 情與貌其不變(정여모기불변)
밀과 행동은 그 자취를 되밟아 알아 낼 수 있고, 속과 겉은 변함이 없다네.
故相臣莫若君兮(고상신막약군혜)
그러므로 신하를 살펴 봄에는 임금만한 이가 없으며,
所以證之不遠(소이증지불원)
그것을 입증하는 바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吾誼先君而後身兮(오의선군이후신혜)
나는 임금을 먼저하고 나를 뒤로 하는 것이 옳다고 여겼는데,
羌衆人之所仇(강중인지소구)
그러나 뭇사람들의 원수가 되고 말았구나.
專惟君而無他兮(전유군이무타혜)
오로지 임금을 생각하여 다른 마음은 없었는데,
又衆兆之所讎(우중조지소수)
또 뭇사람들의 원수가 되고 말았구나.
壹心而不豫兮(일심이불예혜) 羌不可保也(강불가보야)
오로지 한 마음으로 주저하지 않았으나, 아아, 이 몸을 보전할 수가 없네.
疾親君而無他兮(질친군이무타혜)
임금을 가까이 하고자 하는 마음뿐 다른 마음은 없었는데,
有招禍之道也(유초화지도야)
또 재앙을 불러들이는 길일 줄이야.
思君其莫我忠兮(사군기막아충혜)
임금을 생각하는 마음이 나의 충성만한 이가 없었으니,
忽忘身之賤貧(홀망신지천빈)
홀연 이 몸이 천하고 부족한 것조차 입었고,
事君而不貳兮(사군이불이혜)
임금을 섬기는 것에 두 마음이 없어,
迷不知寵之門(미부지총지문)
총애받는 방법(門)을 알지 못해 헤매었다네.
忠何罪以遇罰兮(충하죄이우벌혜)
충성스러운 사람이 무슨 죄로 벌을 받겠는가?
亦非余心之所志(역비여심지소지)
이 역시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로다.
行不群以巓越兮(행불군이전월혜)
행동이 뭇사람들과 달라서 실패하고 넘어져서,
又衆兆之所咍(우중조지소이)
또 뭇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구나.
紛逢尤以離謗兮(분봉우이리방혜) 謇不可釋(건불가역)
분부히 문책당하고 비방을 받았지만, 아아, 해명조차 하지 못했네.
情沈抑而不達兮(정침억이부달혜)
진심이 억눌려 위로 전해 지지 않았고,
又蔽而莫之白(우폐이막지백)
또 가려져 분명하게 밝힐 길도 없으니,
心鬱邑余侘傺兮(심울읍여차제혜)
마음이 근심에 차서 망연히 서성거리기도 하지만,
又莫察余之中情(우막찰여지중정)
내 속마음을 살펴줄 이가 없구나.
固煩言不可結詒兮(고번언불가결이혜)
진실로 많은 말들을 드릴 수가 없으니,
願陳志而無路(원진지이무로)
뜻을 널리 펴고자 원하여도 길이 없구나.
退靜默而莫余知兮(퇴정묵이막여지혜)
물러나 조용히 침묵하고 있어도 나를 아는 이가 없고,
進號呼又莫吾聞(진호호우막오문)
나아가 크게 외쳐도 나의 말을 듣는 이가 없네.
申侘傺之煩惑兮(신차제지번혹혜)
거듭 낙망하여 번민으로 미혹에 빠지니,
中悶瞀之忳忳(중민무지돈돈)
마음이 괴롭고 침침하여 걱정스럽기 그지 없구나.
昔余夢登天兮(석여몽등천혜)
예전에 나는 꿈속에서 하늘에 올랐으나,
魂中道而無杭(혼중도이무항)
영혼이 가는 도중에 더 이상 가지 못해,
吾使厲神占之兮(오사려신잠지혜) 曰(왈)
길을 가는 대신(厲神)에게 점치게 하였더니, 점쟁이가 말하기를,
有志極而無旁(유지극이무방)
‘뜻이 정해져 있어도 돕는 이가 없다’하네.
終危獨以離異兮(종위독이리이혜) 曰(왈)
‘끝내 위태롭게 홀로 떨어져 있어야 하는가’ 점쟁이가 말하기를,
君可思而不可恃(군가사이불가시)
‘임금은 생각할 수는 있어도 믿을 수는 없다’하네.
故衆□其鑠金兮(고중구기삭금혜)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의 입은 무쇠라도 녹이는 법이니,
初若是而逢殆(초약시이봉태)
처음부터 지금까지 바로 이같이 되어 위태로움을 만났구나.
懲於羹者而吹虀兮(징어갱자이취제혜)
뜨거운 국에 입을 데면 차가운 나물도 불어서 먹는다고 하거늘,
何不變此志也(하불변차지야)
어찌하여 그 뜻을 바꾸지 아니하는가?
欲釋階而登天兮(욕석계이등천혜)
사다리를 버리고 하늘에 오르고 싶지만,
猶有曩之態也(유유낭지태야)
여전히 이전의 태도 그대로 이구나.
衆駭遽以離心兮(중해거이리심혜)
사람들 놀라고 당황하여 마음이 떠났는데도,
又何以爲此伴也(우하이위차반야)
또 어찌 이사람들의 반려가 되겠는가?
同極而異路兮(동극이이로헤)
갈 곳은 같아도 가는 길이 다르니,
又何以爲此援也(우하이위차원야)
또 어찌 이사람들을 도와서 이끌겠는가?
晉申生之孝子兮(진신생지효자혜)
진(晉)나라의 신생(申生)은 효자였지만,
父信讒而不好(부신참이불호)
아비는 참언(讒言)을 믿고 좋아하지 않았으며,
行婞直而不豫兮(행행직이불예혜)
행동이 강직하고 곧아서 주저함이 없었던,
鯀功用而不就(곤공용이불취)
곤(鯀)은 공적이 있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네.
吾聞作忠以造怨兮(오문작충이조원혜)
나는 충성하면 미움을 받는다는 말을 듣고,
忽謂之過言(홀위지과언)
언뜻 지나친 말이라고 여겼는데,
九折臂而成醫兮(구절비이성의혜)
팔을 아홉 번 부러 뜨려야 의사가 된다고 하더니,
吾至今而知其信然(오지금이지기신연)
나는 지금에서야 그것이 진실임을 알았도다.
矰弋機而在上兮(증시기이재상혜) 罻羅張而在下(위라장이재하)
주살이 위에 장치되어 있고, 새그물이 아래에 펼쳐져 있어서,
設張辟以娛君兮(설장벽이오군혜)
주살과 새금물로 함정을 만들어 놓고서 임금을 기쁘게 하고 있으니,
願側身而無所(원측신이무소)
몸을 옆으로 피하려고 하여도 피할 곳이 없구나.
欲儃佪以干傺兮(욕천회이천제혜)
머뭇거리며 머물고 싶어도,
恐重患而離尤(공중환이리우)
거듭 환란만 당하게 되고 문책을 당할까 두렵고,
欲高飛而遠集兮(욕고비이원집혜)
높이 날아 먼곳에 가고자 하여도,
君罔謂汝何之(군망위녀하지)
임금께서는 ‘너 어디로 가느냐’고 묻지도 않으시네.
欲橫奔而失路兮(욕횡분이실로혜) 堅志而不忍(견지이불인)
멋대로 달려 길을 잃고자 하여도, 굳은 마음에 차마 하지 못하고,
背膺牉以交痛兮(배응반이교통혜)
등과 가슴은 번갈아 갈라져 번갈아 아프고,
心鬱結而紆軫(심울결이우진)
가슴이 막혀 답답하고 마음은 맺혀 슬프기만 하구나.
檮木蘭以矯蕙兮(도목란이교혜혜)
목란(木蘭)은 찧어서 혜초(蕙)를 다져 섞고,
鑿申椒以爲糧(착신초이위량)
신초(申椒)가 하얗도록 빻아서 양식으로 하고,
播江離與滋菊兮(파강리여자국혜)
강 울타리에 파종하고 더불어 국화도 심어서,
願春日以爲糗芳(원춘일이위구방)
봄날에 여행용 식량인 건량(乾糧)으로 삼고 싶구나.
恐情質之不信兮(공정질지불신혜)
거짓없는 진정한 마음 믿어지지 않을까 두려워서,
故重著以自明(고중저이자명)
그러므로 스스로 명백함을 밝히는 것이니,
矯玆媚以私處兮(교자미이사처혜)
이 아름다운 것 지니고 홀로 살다가,
願曾思而遠身(원증사이원신)
원컨대 일찌감치 몸을 멀리하여 떠나려 하노라.
惜誦以致愍兮(석송이치민혜) 發憤以抒情(발분이서정)
슬픔을 글로 읊어 근심을 부르고, 성을 내어 이 마음을 토로하노라.
所作忠而言之兮(소작충이언지혜) 指蒼天以爲正(지창천이위정)
충심이 아닌 바를 말하였다면, 푸른 하늘을 가리켜 증거를 삼을 것이니,
令五帝以板中兮(영오제이판중혜)
오방(五方)의 신(神)들에게 공평하게 판단하게 하고,
戒六神與嚮服(계륙신여향복)
육신(六神)에게 고하여 함께 대질(對質)하게 하며,
俾山川以備御兮(비산천이비어혜)
명산대천의 신들도 함께 자리하게 하고,
命咎繇使聽直(명고용사청직)
고요(咎繇)에게 명하여 옳고 그름을 분별케 하라.
竭忠誠以事君兮(갈충성이사군혜)
충성을 다해 임금을 섬겼으나,
反離群而贅肬(반리군이췌우)
도리어 무리에서 떨어져 군더더기가 되었으니,
忘儇媚以背衆兮(망현미이배중혜)
능숙하게 아첨하는 것을 잊고 무리를 등졌나니,
待明君其知之(대명군기지지)
현명한 왕이 알아 주시기만을 기다리노라.
言與行其可跡兮(언여행기가적혜) 情與貌其不變(정여모기불변)
밀과 행동은 그 자취를 되밟아 알아 낼 수 있고, 속과 겉은 변함이 없다네.
故相臣莫若君兮(고상신막약군혜)
그러므로 신하를 살펴 봄에는 임금만한 이가 없으며,
所以證之不遠(소이증지불원)
그것을 입증하는 바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吾誼先君而後身兮(오의선군이후신혜)
나는 임금을 먼저하고 나를 뒤로 하는 것이 옳다고 여겼는데,
羌衆人之所仇(강중인지소구)
그러나 뭇사람들의 원수가 되고 말았구나.
專惟君而無他兮(전유군이무타혜)
오로지 임금을 생각하여 다른 마음은 없었는데,
又衆兆之所讎(우중조지소수)
또 뭇사람들의 원수가 되고 말았구나.
壹心而不豫兮(일심이불예혜) 羌不可保也(강불가보야)
오로지 한 마음으로 주저하지 않았으나, 아아, 이 몸을 보전할 수가 없네.
疾親君而無他兮(질친군이무타혜)
임금을 가까이 하고자 하는 마음뿐 다른 마음은 없었는데,
有招禍之道也(유초화지도야)
또 재앙을 불러들이는 길일 줄이야.
思君其莫我忠兮(사군기막아충혜)
임금을 생각하는 마음이 나의 충성만한 이가 없었으니,
忽忘身之賤貧(홀망신지천빈)
홀연 이 몸이 천하고 부족한 것조차 입었고,
事君而不貳兮(사군이불이혜)
임금을 섬기는 것에 두 마음이 없어,
迷不知寵之門(미부지총지문)
총애받는 방법(門)을 알지 못해 헤매었다네.
忠何罪以遇罰兮(충하죄이우벌혜)
충성스러운 사람이 무슨 죄로 벌을 받겠는가?
亦非余心之所志(역비여심지소지)
이 역시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로다.
行不群以巓越兮(행불군이전월혜)
행동이 뭇사람들과 달라서 실패하고 넘어져서,
又衆兆之所咍(우중조지소이)
또 뭇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구나.
紛逢尤以離謗兮(분봉우이리방혜) 謇不可釋(건불가역)
분부히 문책당하고 비방을 받았지만, 아아, 해명조차 하지 못했네.
情沈抑而不達兮(정침억이부달혜)
진심이 억눌려 위로 전해 지지 않았고,
又蔽而莫之白(우폐이막지백)
또 가려져 분명하게 밝힐 길도 없으니,
心鬱邑余侘傺兮(심울읍여차제혜)
마음이 근심에 차서 망연히 서성거리기도 하지만,
又莫察余之中情(우막찰여지중정)
내 속마음을 살펴줄 이가 없구나.
固煩言不可結詒兮(고번언불가결이혜)
진실로 많은 말들을 드릴 수가 없으니,
願陳志而無路(원진지이무로)
뜻을 널리 펴고자 원하여도 길이 없구나.
退靜默而莫余知兮(퇴정묵이막여지혜)
물러나 조용히 침묵하고 있어도 나를 아는 이가 없고,
進號呼又莫吾聞(진호호우막오문)
나아가 크게 외쳐도 나의 말을 듣는 이가 없네.
申侘傺之煩惑兮(신차제지번혹혜)
거듭 낙망하여 번민으로 미혹에 빠지니,
中悶瞀之忳忳(중민무지돈돈)
마음이 괴롭고 침침하여 걱정스럽기 그지 없구나.
昔余夢登天兮(석여몽등천혜)
예전에 나는 꿈속에서 하늘에 올랐으나,
魂中道而無杭(혼중도이무항)
영혼이 가는 도중에 더 이상 가지 못해,
吾使厲神占之兮(오사려신잠지혜) 曰(왈)
길을 가는 대신(厲神)에게 점치게 하였더니, 점쟁이가 말하기를,
有志極而無旁(유지극이무방)
‘뜻이 정해져 있어도 돕는 이가 없다’하네.
終危獨以離異兮(종위독이리이혜) 曰(왈)
‘끝내 위태롭게 홀로 떨어져 있어야 하는가’ 점쟁이가 말하기를,
君可思而不可恃(군가사이불가시)
‘임금은 생각할 수는 있어도 믿을 수는 없다’하네.
故衆□其鑠金兮(고중구기삭금혜)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의 입은 무쇠라도 녹이는 법이니,
初若是而逢殆(초약시이봉태)
처음부터 지금까지 바로 이같이 되어 위태로움을 만났구나.
懲於羹者而吹虀兮(징어갱자이취제혜)
뜨거운 국에 입을 데면 차가운 나물도 불어서 먹는다고 하거늘,
何不變此志也(하불변차지야)
어찌하여 그 뜻을 바꾸지 아니하는가?
欲釋階而登天兮(욕석계이등천혜)
사다리를 버리고 하늘에 오르고 싶지만,
猶有曩之態也(유유낭지태야)
여전히 이전의 태도 그대로 이구나.
衆駭遽以離心兮(중해거이리심혜)
사람들 놀라고 당황하여 마음이 떠났는데도,
又何以爲此伴也(우하이위차반야)
또 어찌 이사람들의 반려가 되겠는가?
同極而異路兮(동극이이로헤)
갈 곳은 같아도 가는 길이 다르니,
又何以爲此援也(우하이위차원야)
또 어찌 이사람들을 도와서 이끌겠는가?
晉申生之孝子兮(진신생지효자혜)
진(晉)나라의 신생(申生)은 효자였지만,
父信讒而不好(부신참이불호)
아비는 참언(讒言)을 믿고 좋아하지 않았으며,
行婞直而不豫兮(행행직이불예혜)
행동이 강직하고 곧아서 주저함이 없었던,
鯀功用而不就(곤공용이불취)
곤(鯀)은 공적이 있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네.
吾聞作忠以造怨兮(오문작충이조원혜)
나는 충성하면 미움을 받는다는 말을 듣고,
忽謂之過言(홀위지과언)
언뜻 지나친 말이라고 여겼는데,
九折臂而成醫兮(구절비이성의혜)
팔을 아홉 번 부러 뜨려야 의사가 된다고 하더니,
吾至今而知其信然(오지금이지기신연)
나는 지금에서야 그것이 진실임을 알았도다.
矰弋機而在上兮(증시기이재상혜) 罻羅張而在下(위라장이재하)
주살이 위에 장치되어 있고, 새그물이 아래에 펼쳐져 있어서,
設張辟以娛君兮(설장벽이오군혜)
주살과 새금물로 함정을 만들어 놓고서 임금을 기쁘게 하고 있으니,
願側身而無所(원측신이무소)
몸을 옆으로 피하려고 하여도 피할 곳이 없구나.
欲儃佪以干傺兮(욕천회이천제혜)
머뭇거리며 머물고 싶어도,
恐重患而離尤(공중환이리우)
거듭 환란만 당하게 되고 문책을 당할까 두렵고,
欲高飛而遠集兮(욕고비이원집혜)
높이 날아 먼곳에 가고자 하여도,
君罔謂汝何之(군망위녀하지)
임금께서는 ‘너 어디로 가느냐’고 묻지도 않으시네.
欲橫奔而失路兮(욕횡분이실로혜) 堅志而不忍(견지이불인)
멋대로 달려 길을 잃고자 하여도, 굳은 마음에 차마 하지 못하고,
背膺牉以交痛兮(배응반이교통혜)
등과 가슴은 번갈아 갈라져 번갈아 아프고,
心鬱結而紆軫(심울결이우진)
가슴이 막혀 답답하고 마음은 맺혀 슬프기만 하구나.
檮木蘭以矯蕙兮(도목란이교혜혜)
목란(木蘭)은 찧어서 혜초(蕙)를 다져 섞고,
鑿申椒以爲糧(착신초이위량)
신초(申椒)가 하얗도록 빻아서 양식으로 하고,
播江離與滋菊兮(파강리여자국혜)
강 울타리에 파종하고 더불어 국화도 심어서,
願春日以爲糗芳(원춘일이위구방)
봄날에 여행용 식량인 건량(乾糧)으로 삼고 싶구나.
恐情質之不信兮(공정질지불신혜)
거짓없는 진정한 마음 믿어지지 않을까 두려워서,
故重著以自明(고중저이자명)
그러므로 스스로 명백함을 밝히는 것이니,
矯玆媚以私處兮(교자미이사처혜)
이 아름다운 것 지니고 홀로 살다가,
願曾思而遠身(원증사이원신)
원컨대 일찌감치 몸을 멀리하여 떠나려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