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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드네

작년만 해도 고춧대 뽑고 풀 뽑고퇴비 뿌리고 비료 주고 삽으로 뒤집고 검은 비닐 덮고...하루 종일 일을 해도 별로 힘든 줄 몰랐는데 올해는 마누라가 옆에서 도와주는데도 숨이 차서 주저앉아야만 하네."어이구"소리가 절로 나오니 마누라 보기에도 민망하네 그려."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노?"하루면 끝낼 일을 내일로 미룰 수밖에 없다.너무 힘이 드니 어쩔 수 없지 뭐.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다더니 그 말이 꼭 맞네 그려.이러다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겁나네.허기야 그 정도가 되면 서서히 준비해야지 뭐.김장 심으려 고추밭 정리하면서 덜 익은 고추 한 푸데를 친구네 음식점에 가지고 갔다.좋아하는 친구와 좋은 안주에 소주 한잔 걸치니 세상 피곤이 다 사라진다."내일 들깻잎 따 놓을 테니 가..

순대국밥집 / 나태주

순대국밥집마음 허하고 아무 곳에도 기댈 곳 없는 날은 비실비실 저녁 어스름 밟으며 시장 골목길 돌고 돌아 허름한 순대국밥집 찾아들어라 문을 밀치고 들어서자마자 달겨드는 구숫한 음식 내음새 순대국밥 안주하여 막걸리나 소주 마시며 크게 떠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 웃음 소리 더러는 다투는 소리 그동안 내가 찾지 못하던 세상 살 재미들이 모두 여기 이렇게 깡그리 모여 있었구나 종일 두고 무쇠솥에 국물은 끓고 김은 피어오르고 시꺼매진 벽을 등에 지고 보일 듯 말 듯 웃음 짓는 주인 아낙네 순대국밥 마는 일 하나로 저토록 늙어버린 주인 아낙네 내가 그동안 잃어버린 미더운 사람 마음과 사람의 얼굴이 여기 와 이렇게 기다리고 있었구나 비록 그들은 날마다 사는 일에 지치고 생채기 받지만 저토록 씩씩하게 자신들의 하루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나는 나에게 물어볼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랑스럽게 ..

기후변화용 칩

기후변화에 적응해야지.실내 온도가 30도를 넘지 않으면 에어컨을 틀지 않겠어.앞으로 이런 이상기후가 점점 더 심해질 텐데. 여기에 지면 안되지.암. 극복해야지. 당연한 거 아냐?이런 이상기후가 어디 여름뿐이겠어?겨울 추위는 또 어찌 될는지 알 수 없잖아?엄동한파 겨울 추위도 이겨 내야만 해.겨울철 실내온도가 영하로 떨어지기 전에는 난방보일러도 안 켤 거야.올여름처럼 더웠던 해는 없었던 것 같애.툇마루에 앉아 일부러 40도가 넘는 순간도 겪어봤어.덥긴 덥더라고.그러나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니 땀방울만 떨어지지 그냥 참을만했어.그 상태에서 10분 정도 지나면 아마 황천 탕으로 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랬어.어떻게 하면 이런 이상기후를 이겨낼까?요즘 AI기술이 발전했다는데 반지 귀걸이나 코걸이처럼 ..

늙는 다는 것 /詩 박인자

늙는 다는 것 /詩 박인자 ♥ 삶의 연륜이 쌓아 갈수록인격이 완성되는 줄 알았네더 많이 인내하고 기품도 생겨뭇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는줄 알았네 그러나 늙는다는 것은오랜 습관에서 한 템포 늦어지는것말하는 것도 기억하는 것도남을 배려하는 것도 그러나 늙는다는 것은한 템포 빨라지는 것오해하는 것도 섭섭해지는 것도기다리지 못하는 것도 그리고 늙는다는 것은지키고 싶은게 많아지는 것버리지 못하고 나이만큼 자꾸쌓아두는 것미래를 꿈꾸는 것보다 추억을되생김질 하는것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홀로 교만했던가얼마나 흘러가버린 삶속에서당당했던가너도 나도그리고 그대도 늙어가고 있다.

사마귀인지 여치인지

니가 왜 거기서 나와?저 풀벌레가 안마당에 까지 온 걸 보면가을이 오긴 온 것 같은데....네가 밤새 그리 울었구나.요즘 들어 부쩍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다.좀 요란하긴 하지만TV방송에서 정치판 잡소리 떠들어대는 것보다는 백 번 낫다.여치와 비슷한 사마귀가 있다.어디서 다쳤는지 앞다리 하나가 없다.螳螂拒轍 폼잡다가 잃었는지...장자 인간세(人間世)편에 나오는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고사성어.제(齊)나라의 장공(莊公)이 사냥을 나갔다가 수레바퀴를 향해 앞다리를 치켜들고 위협하는 사마귀를 목격하면서 장공은 사마귀의 용맹함(?)에 감탄하며 수레를 돌려 피해 갔다고 하는 이야기의 원초가 바로 당랑거철의 시초가 되었다는 고사성어인데사마귀가 자신의 힘을 과신하여 수레에 맞서는 행동은 용기였을까 어리석음일까 하는 분..

방송에서 쓰는 낯선 단어들

방송이나 신문을 볼 때, 무슨 말인가 몰라서 그냥 지나치는 수가 있어요. 여기를 잘 읽어 보시고 의사 소통에 참고하세요! ♡ 방송에서 쓰는 낯선 단어들! * 말귀 못 알아 듣는 게 갈수록 많아지고 해서 정리된 용어들 (가나다 순 73개).-갈라쇼(Gala Show): 어떤 것을 기념하거나 축하하기 위해 여는 공연. -갤러리(Gallery): 미술품을 진열, 전시하고 판매하는 장소, 또는 골프 경기장에서 경기를 구경하는 사람. -걸 크러쉬 Girl Crush): 여성이 같은 여성의 매력에 빠져 동경하는 현상. -그래피티 (Graffiti): 길거리 그림, 길거리의 벽에 붓이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 -그루밍 (Grooming): 화장, 털손질, 손톱 손질 등 몸을 치장하는 행위. -노멀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