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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북한산 자락 덕암사 일 년에 한두 번 밖에 오지 않는, 주지스님이 나를 일컬어 엉터리 신자라고 놀린다. 그렇더라도 부처님 오신 날은 참석해야 한다. 석굴 바위밑 대웅전멀리 건너편엔 의상봉이 보이고석불 대웅전 경내 식구들의 이름이 보인다.원효봉 아래 올 때마다 찾는 곳비록 사과 한 개, 맑은술 한 병이지만 나름 정성이 깃들어 있다.원효봉 아래. 절과 가까운 곳에 있는 이 바위, 올 때마다 들리는 곳. 바위 위에 술 한잔 올리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회상한다. 몇 년 전부터 사월초파일이 지나면 '올해도 다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세월이 쏜살같이 지난다는 것인지 늙어간다는 얘기인지... 모르겠다. 절에서 제공하는 맛있는 비빔밥으로 시장기를 달래고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서둘러 하산했다. 내년에 또 ..

특강

모임에서 교수님을 모시고 강의를 들었다. 철학과 고전에 대한 어려운 내용이다. 강의 참석자. 머리 허연 노땅, 졸고있는 노인에서부터 젊은이까지 다양하다. 좌석이 모자라 복도에도 앉아야 했다. 강의가 끝나고 간단한 회식자리를 가졌다.주 메뉴는 닭요리. 염불보다 잿밥에 더 신경을 쓴다고 강의 시간엔 조용하더니 자리 펴니 왁자지껄 즐겁기 이를 데 없다. 다음 기회에 또 만나요.

인간은 그림자의 꿈

인간은 그림자의 꿈   τί δέ τις; τί δ᾿ οὔ τις; σκιᾶς ὄναρ ἄνθρωπος.티 데 티스; 티 두 티스; 스키아스 오나르 안트로포스   도대체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가? 인간은 그림자의 꿈.  - 고대 그리스 시인, 핀다로스(Πίνδαρος, BC.517~BC.438)   고대 그리스에 민주주의가 퍼져나갈 때, 쇠락해가던 귀족주의의 이상을 노래한 핀다로스.그에게 귀족이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며, 속이기보다는 속는 사람이며, 적에게까지 용기와 예의를 동시에 지키는 사람이며, 지도자라는 의무감에서 약자를 안내하고 보호해주는 사람'(조한욱, 한겨레, 2011.3.14.)이었다.   그렇다면 '귀족'이라는 말을 지우고, 그 고결한 '인간'상을 다시 새기려던 와중에 그가 어쩌지도 못..

노인성 전신 가려움증

노인성 전신 가려움증 가려움의 윈인 : 피부에 어떤 병변이 있다는것은 반드시 믐안 어딘가에 불편함이 있고, 피부로 발산하고 호소할 수 밖에 없는 원인이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 몸속 음양의 조화가 깨지면 병적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예를들어 물기운이 부족하면 불기운이 난동을 부리게 되어 있으며, 이 과정에서 피가 뜨거워지는 혈열상태가 진행되는데, 체질상, 비쩍마른 사람은 대체적으로 조열로 진행되고, 뚱뚱하면서 질퍽질퍽한 체형은 습열로 진행되게 됩니다. 조열하다면, 폐, 간, 신의 음기(수기)를 보충 해주면 될것이며, 습열하다면 비장의 습을 빼주면서 피부를 다스려주면 될것입니다. 1. 민간치료 1) 먼저 기생충약(알벤다졸 2정 : 천원)을 복용합니다. 2) 마르고 얇은 피부의 경우, 비누사용을 억제하고 깨끗한..

건강.동의학 2024.05.15

내 벗이 몇인가 하니 / 윤선도

내 벗이 몇인가 하니 물과 돌, 솔과 대 동산에 달 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어느 백수가 창문밖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윤선도의 시를 페러디 한다. 내 벗이 몇인가 하니 비와 바람, 꽃과 나무 서산에 해 넘어가니 그 또한 무심코나 아서라 그거면 됐지 더 무엇을 탐하랴. 패러디가 아니라 아예 베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물과 돌, 솔과 대나무. 도시에 사니 계곡물은 있을 수 없고, 대신 돌과 소나무 대나무는 뒤뜰에 있으니 그것만 바라봐도 자연의 한 부분을 느낄 수 있다. 죽순 지난겨울. 소나무 몇 그루와 과실수 두 그루 그리고 오죽 여닐곱 뿌리를 심었다. 봄에 제대로 살았는지 구분이 잘 되지 않아 매일 아침저녁으로 살펴보았더니 어느샌가 대나무에는 죽순이 여나믄 개 ..

알아두면 좋은 사자성어 70개

01. 街談巷說(가담항설) 거리나 마을에 떠도는 이야기나 말. 패관문학의 재료가 됨. 02. 苛斂誅求(가렴주구) 세금을 혹독하게 징수하고 물건을 강제로 요구함. 03. 假弄成眞(가롱성진) 거짓된 것을 참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으로 장난삼아 한 일이 진짜가 됨. 04. 佳人薄命(가인박명) 아름다운 여인은 운명이 박함을 이르는 말. 05. 家藏什物(가장집물) 집에 두는 여러 가지 물건이나 가구. 장롱이나 문갑 등. 06. 刻鵠類鶩(각곡유목) 높은 뜻을 가지고 어떤 일을 이루려다 중도에 그만두어 다른 사람 의 비웃음을 받게 됨. 고니를 새기려다 안 되어도 오리와는 비슷하다(刻鵠類鶩)는 것이다. 07. 刻骨難忘(각골난망) 입은 은혜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뼈에 사무쳐 잊혀지지 않 음. 08. 各樣各色(각양각색)..

성삼문의 지조와 절개

성삼문(成三問, 1418 ~1456년)은 단종(端宗) 복위를 추진하는데 앞장섰다가 발각돼 39세의 젊은 나이로 능지처참형에 처해졌다. 그래서 사육신(死六臣)의 한 사람이 되었다. 성삼문은 집현전 학사로 선발되어 세종의 지극한 총애를 받았다. 세종이 훈민정음 28글자를 만들 때, 成三問(성삼문)은 申叔舟(신숙주), 朴彭年(박팽년), 河緯地(하위지), 李塏(이개), 李石享(이석형) 등과 함께 훈민정음을 제작하여 반포하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켜, 皇甫仁(황보인), 金宗瑞(김종서)를 죽이고 정권을 잡은 후, 성삼문 등 집현전 학자들에게 정난공신의 칭호를 내렸다. 성삼문은 이를 부끄럽게 여겨 거절하고, 선생과 朴彭年 (박팽년)이 주도하여, 문종과 단종의 처가 식구들이 중심이 되고, 河緯..

봄비 속을 걷다

ㅡ 류 시 화 ㅡ 봄비 속을 걷다 아직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봄비는 가늘게 내리지만 한없이 깊이 적신다 죽은 라일락 뿌리를 일깨우고 죽은 자는 더 이상 비에 젖지 않는다 허무한 존재로 인생을 마치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봄비 속을 걷다 승려처럼 고개를 숙인 저 산과 언덕들 집으로 들어가는 달팽이의 풀들 구름이 쉴 새 없이 움직인다는 것을 비로소 알고 여러해 만에 평온을 되찾다...

쥐 씹는 맛

예식장에서 혼주와 인사를 하고 방문자 명단에 이름을 쓰고 축의금 봉투를 건네니 식권을 준다. 식당 계단을 내려가는데 마침 동네분들을 만났다. 함께 어울려 식권을 내니 나는 다른 곳으로 가야한다고 안내를 한다. "왜? 이분들과 일행인데..!" 그러나 식권의 표시가 달랐다. "다시 올라가셔서 확인하고 오세요." 다시 예식장 입구로 가니, 내가 접수했던 곳은 이미 철수를 해서 아무도 없었다. 안내하는 분에게 사정을 얘기하니 한참이 지나서야 접수를 맡았던 분이 나타났다. 겨우겨우 취소를 하고 본 혼주를 찾아가서 다시 접수를 하니 그제서야 친구들과 같은 모양의 식권을 준다. 그 식권을 내밀고 겨우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는데 밥맛이 꼭 '쥐 씹는' 맛이었다. 그 쥐도 살아있는 게 아닌 '썩은 쥐' 맛이었다.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