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문어 생각

甘冥堂 2021. 12. 30. 20:22
문어
선비를 상징하는 먹물 때문에
이름도 글월 문(文)+물고기 어(魚)를 쓴다.
위험한 순간에 뿜는 먹물이 선비를 상징하는 먹물과 같은 것으로 여겨져
이름에 '문'이 들어갔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문어가 바다 깊은 곳에서
최대한 몸을 낮춰 생활하는 습성을 보고
'양반 고기'라고 부르기도 했다.

문어는 바다생물 중에 똑똑하다고 소문이 나 있다.
무척추동물 중 가장 고등한 뇌를 가지고 있어
시행착오를 거쳐 문제를 해결하는 지적능력이 있다.

문어는 특히 제사상에도 올라가는 수산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비늘이 없는 생선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지만,
먹물이 있는 문어는 특별히 허락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그런들 무엇하랴.
멸치 앞에선 꼼짝 못한다.
"뼈대 없는 놈"
대단한 자부심이다.


문어는 아이들도 좋아한다.

나는 문어 꿈을 꾸는 문어
꿈속에서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어
나는 문어 잠을 자는 문어
잠에 드는 순간 여행이 시작되는 거야
높은 산에 올라가면 나는 초록색 문어
장미 꽃밭 숨어들면 나는 빨간색 문어
횡단보도 건너가면 나는 줄무늬 문어
밤하늘을 날아가면 나는
오색찬란한 문어가 되는 거
야 아아아 아아 야 아아아 아아
깊은 바닷속은 너무 외로워
춥고 어둡고 차갑고 때로는 무섭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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