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殿·堂·閤·閣·齋·軒·樓·亭

甘冥堂 2022. 12. 25. 10:57

사찰(寺刹)이나 대궐(大闕)에 가보면 제일먼저 크고 웅장하게 나타나는 건물이

대웅전(大雄殿) 내지 궁궐(宮闕)의 전각(殿閣)이다

 

대웅전(大雄殿)은 대웅보전(大雄寶殿)이라고도 하며 중앙에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왼쪽에 문수보살(文殊菩薩), 오른쪽에 보현보살(普賢菩薩)을 모시는 절의 큰 법당(法堂),

또는 중앙에 아미타불(阿彌陀佛)을 모시고 왼쪽에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오른쪽에 지장보살(地藏菩薩)을 모신다.

 

그리고 조사당(祖師堂) 에 해당하는 사람을 모신 건물과

삼성각(三聖閣), 독성각(獨聖閣), 산신각(山神閣) 등 각()에 해당하는 건물 등

주요 건물이 있다.

 

 

궁궐(宮闕)에서는 신분에 따라 건물 이름에 붙는 끝 글자들이 지위를 따라

(殿((((((()의 순에 의해

엄격하게 다르게 불리어 진다.

 

'殿'은 건물 가운데 가장 격이 높은 건물이다.

자연히 건물의 규모도 크고 품위있는 치장(治粧)을 갖추었으며,

궁궐에서 전(殿)은 왕()과 왕비(王妃), 혹은 대비(大妃)가 쓰는 건물이다.

 

(殿)은 평소 기거(起居) 활동 공간보다는 의식행사나 또는 일상활동이라 하더라도

공적인 활동을 하는 건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殿에 비해 규모는 떨어지지 않으나 격()은 한 단계 낮은 건물이다.

용도도 공적(인 활동보다는 조금 더 일상적인 활동공간으로 쓰였다.

왕과 왕비 등은 의 주인이 될 수는 있으나, 그 이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비록 세자(世子)나 영의정(領議政)이라 할지라도 전(殿)의 주인이 될 수는 없다.

 

''이나 ''殿이나 의 부속 건물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殿이나 부근에서 그것을 보위(保衛)하는 기능을 한다.

자연히 지위는 물론 규모면에서도 殿이나 보다는 떨어진다.

 

사극을 보면 흔히 대원군 이른바 대원이 대감을 이름하여

대원이 합하(閤下)라고 불리는 경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살아 졌지만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大統領) 각하(閣下)’ 라든지

고위 공무원에 대한 호칭에서도 자기들의 신분을 낮추어 각() 아래 있는 사람이라고

자주 사용되었던 점을 볼 수 있다,

 

''''은 왕이나 왕비같은 주요인물도 쓸 수 있지만, 그보다는

그 밖의 왕실가족이나 궁궐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주로 쓰는 기거, 활동 공간이다.

 

''는 숙식 등 일상적인 주거용이거나 혹은 조용하게 독서나 사색을 하는 용도로 쓰는

건물이다.

이에 비해 ''은 대청마루나 대청마루가 발달되어 있는 집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고,

용도에서도 일상적 주거용보다는 상대적으로 공무적기능을 가진 경우가 많다.

 

''는 바닥이 지면에서 사람 한 길 높이 정도의 마루로 되어 있는 집이다.

주요 건물(建物)의 일부로서 누마루방 형태로 되어 있거나 큰 정자 형태를 띄기도 한다.

간혹 이층으로 된 건물이 있는데 이럴 경우 반드시 일층과 이층의 이름을 따로 지어 붙이는데

일층에는 , 이층에는 가 붙는다.

고루거각(高樓巨閣)이란 말이 있듯이 은 따라다닌다.

 

''은 흔히 정자(亭子)라고 하는데 연못가가 개울가 또는 산 속 경관이 좋은 곳에 있어

휴식이나 연회 공간으로 사용하는 작은 집이다.

 

이렇듯 '殿·······'은 엄격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규모가 큰 것으로부터

작은 것으로 가는 순서이며, 품격이 높은 것에서 낮은 것으로 가는 순서다.

용도에서도 공식 행사를 치르는 것으로부터 일상 주거용으로, 다시 비일상적이며 특별한 용도로,

휴식공간으로 이어지는 순이다.

 

종합해서 보면 '전당합각재헌루정'은 그 순서가 건물의 신분이요 위계질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질서는 비단 궁궐(宮闕)의 건물들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성균관(成均館)과 향교(鄕校), 또는 일반 민가의 건물에도 사용된다.

 

성균관(成均館)이나 향교(鄕校)에서도 공자(孔子)의 위패(位牌)를 모신 건물은

대성전(大成殿)이요, 유생(儒生)들이 모여서 강학(講學)하는 건물은 명륜당(明倫堂)이다.

사가(私家)에서는 절대로 건물 이름에 '殿'자를 붙일 수 없다. 아무리 높아도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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