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목줄은 강아지만 차나?

甘冥堂 2023. 1. 11. 23:00

핸드폰을 분실하여 하루 종일 찾으러 다녔다.
외출할 때는 반드시 핸드폰을 챙겨야 한다.
귀가할 땐 핸드폰 케이스에 넣어 둔 아파트출입 카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집에는 있을 리 없다.

건축설계 문제로 업자를 만난 후 창고에 들렸는데, 문득 전화기를 찾으니 없었다.
차안에 두고 내렸나? 샅샅이 뒤져봐도 없다.
업자 사무실로 전화를 해 봐도 없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분실신고를 하고,
그 위치를 추적해 달라고 하니
바로 내가 들렸던 건축사무실 근처라고 알려준다.

다시 그 사무실로 갔으나 아무 것도 없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추적조회도 틀릴 수 있나?

결론적으로 추적조회도 믿을 수 없었다.
전화기 찾는 걸 포기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창고에나 한 번 더 가볼까?

창고 입구에 도착하니 '이 목수'가 웃으면서 전화기를 내준다.
"어떻게 된 거야?"
"아, 뚝방에 땔나무를 가지러 갔더니 나무 밑에 전화기가 있더군요.
거기다 오줌 누셨어요?"

맞아. 차에서 내려 그곳에 오줌을 싸다가 떨어뜨린 것이었다.
다행이다 싶어 한시름 놓았지만, 한편으론 내 자신이 너무 실망스러웠다.

도대체 어디에 정신을 쏟고 다니는 거야?
자기 몸에서 무엇이 떨어졌는지도 모른단 말인가?
염통은 제대로 붙어 있나?

이까짓 전화기 하나 때문에 몇 시간을 왔다갔다 허비했나?


친구가 신용카드를 목에 걸고 다니는 걸 보고 웃었더니,
그게 남의 일이 아니다.
바로 내 일인 것이다.

당장 전화기 케이스를 바꿔야지.
그 케이스를 쇠철사로 꽁꽁 엮어 목에 걸고 다녀야지.

목줄은 강아지만 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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