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괜시리 어질어질하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 길을 걸을 때,
지하철을 타려고 계단을 내려갈 때...
이게 무슨 일이지..?
처음에는 그냥 일시적이겠거니 무시했는데,
점차 그 빈도가 늘어난다.
며칠 전.
2달에 한번씩 고혈압약을 지으러 병원에 간 길에 의사에게 그런 증상을 얘기하니
'아스피린'을 처방해 준다.
"아직 그럴 정도는 아닌데요..."
그래도 의사가 먹으라고 하니 도리가 없지 않은가?
아들이 새 차를 사 준다고 한다.
처음에는 은근 기대도 했었는데,
가만 생각하니 욕심인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제 같이 차를 타고 여행하면서
"난 지금 타던 차를 그냥 타련다.
내가 운전을 한다고 해봤자 앞으로 몇 년이나 더 하겠니?"
어지럼증에 의기소침해진 것이다.
술을 마시면서도 그 생각이다.
"이러다가 어지러워 쓰러지면 안 되는데..."
사람이란 게 참으로 묘하다.
남들이 볼 때는 별것도 아닌 것을,
자신에게 닥치면 세상이 뒤집어질 듯이 걱정을 한다.
그저 나이들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인데
지나치게 걱정을 하는 것이다. 이것도 노화현상이렷다.
난 오늘도 총명(?)하다.
총(聰)은 귀가 밝다는 뜻이며, 명(明)은 눈이 밝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면 눈과 귀가 어두워진다는데, 난 아직 멀쩡하다.
내 남은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 바로 오늘이다.
어제 죽은 자가 그토록 소망하던 오늘이다.
그러니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어제처럼 즐겁게 살아. 이 겁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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