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적에 개구졌지만
픽하면 울고 꿈도 많았지
깔깔거리며 놀던 옥희 순이
지금 어디서 어떻게 변했을까
자야자야 명자야
불러샀던 아버지
술심부름에 이골 났었고
자야자야 명자야
찾아샀던 어머니
청소해라 동생 업어줘라
어스름 저녁 북녘하늘 별 하나
눈물 너머로 반짝반짝 거리네
나 어릴 적에 동네사람들
고 놈 예쁘다 소리 들었고
깐죽거리며 못된 철이 훈아
지금 얼마나 멋지게 변했을까
자야자야 명자야
불러샀던 아버지
약 심부름에 반 의사됐고
자야자야 명자야
찾아샀던 어머니
팔다리 허리 주물러다 졸고
노을 저편에 뭉게구름 사이로
추억 별들이 반짝반짝 거리네
눈물 너머로 반짝반짝 거리네
자야자야 명자야 무서웠던 아버지
술 깨시면 딴사람 되고
자야자야 명자야 가슴 아픈 어머니
아이고 내 새끼 달래시며 울고
세월은 흘러 모두 세상 떠나시고
저녁별 되어 반짝반짝 거리네
눈물 너머로 반짝반짝 거리네.
모두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트로트를 듣다보면 가슴이 짠해지고.
어쩌다 술 취해 들을 때면 옛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곤 한다.
특히 나훈아. 남진 등 오래된 가수들이 부를 때보다,
한창 젊은 가수들이 부를 땐 더 가슴이 아리다.
그들이 세상을 알아야 얼마나 안다고,
산전수전 다 겪은 노땅들 앞에서 저리도 슬픈 표정으로 노래를 부른단 말인가?
명자야. 술 사오너라 심부름 시키면,
주전자의 반쯤 마시고 거기에 맹물을 부어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흘러 모두 세상 떠나시고
저녁별 되어 반짝반짝 거리네.
눈물 너머로 반짝반짝 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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