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석가탄신일과 겹쳤다.
북한산 원효봉 아래 덕암사 부근.
부모님 유골을 산골한 곳에 술 한잔 부어드려야지.
그것만이 내가 할 수있는 유일한 모심이다.
이곳에 모신지도 어언 20년.
부모님 모습이 아직도 가슴에 뚜렷한데
세월은 참으로 빨리도 흐르네.
맑은 술 한잔 올리고
남은 술을 음복하렸더니,
술잔이 그만 바람에 날아가 버린다.
"이제 그만 마시게"
바람을 통해 마음을 전해 주시네 그려.
풍수지탄(風樹之歎) :
부모에게 효도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한탄이다.
‘한시외전(韓詩外傳)’이라는 중국의 고전에.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은 효도를 하고 싶으나 어버이는 기다리지 않는다
(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
라는 구절이 있다.
옛날에 공자(孔子)가 수레를 타고
제자들을 거느리고 어디를 가고 있는데.
통곡(痛哭)소리가 났다.
그 통곡소리를 듣고 공자가
“좀 더 빨리 가보자. 저 앞에 어진 사람이 있다”라고 했다.
가서 보니.
고어(皐魚)란 사람이 거친 베옷을 입고 길가에서 통곡하고 있었다.
공자가 묻기를.
“당신은 지금 상주(喪主)가 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통곡을 하고 있소?”라고 하자.
고어가 말하기를.
“저는 평생 세 가지 잘못한 것이 있습니다.
젊을 때 각 나라를 다니면서 공부한답시고 부모님을 돌보지 않은 것.
제 뜻을 고상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벼슬하지 않은 것.
친구와 잘 지내다가 중간에 절교(絶交)한 것 등입니다.
한번 지나가면 다시 쫓아갈 수 없는 것이 세월(歲月)이요.
돌아가시고 나면 다시 만나볼 수 없는 것이 부모님입니다”라고 했다.
얼마 뒤 그 사람은 그대로 서서 말라 죽고 말았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이 일을 잘 기억할지어다”라고 훈계했다.
이에 공자 제자 가운데서 자기 부모를 모시기 위해서 돌아간 사람이 열세 명이나 되었다 한다.
내겐 감히 당치도 않은 고전이네만
"한번 지나가면 다시 쫓아갈 수 없는 것이 세월(歲月)이요.
돌아가시고 나면 다시 만나볼 수 없는 것이 부모님입니다”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내년에 다시 올게요."
이렇게 끝내고 니니, 금년도 벌써 절반이 지나간 듯.
빠르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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