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세 가지 만트라

甘冥堂 2022. 12. 17. 19:59

세 가지 만트라

 

누더기 담요를 두른 걸인 한 사람이 내게 걸어왔다.

요기(요가 수행자)였다.

그대에게 세 가지 만트라를 전수시켜주기 위해서 왔다.

이 세 가지 만트라를 기억한다면 그대는 다른 누구도 스승으로 섬길 필요가 없다.

그대의 가장 완벽한 스승은 그대 자신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요기는 차창 너머로 손을 뻗어 내 머리에 손을 얹고 세 가지 만트라를 전했다.

 

첫째. 너 자신에게 정직하라.

세상 모든 사람과 타협할지라도 너 자신과 타협하지는 말라.

그러면 누구도 그대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찾아오면, 그것들 또한 머지않아 사라질 것임을 명심하라.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기억하라.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해도

넌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을 것이다.

 

셋째, 누가 너에게 도움을 청하러 오거든 신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마치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네가 나서서 도우라.

 

말을 마치고 나서 요기는 내 머리에 손을 얹은 채로 ~”하고 진동을 보냈다.

그 순간 척추 끝에서 온몸을 마비시킬 것만 겉은 강한 진동이 일면서 몸 전체로 퍼졌다.

축복과 환희의 물결이 내 안에 밀려왔다.

 

나는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미치광이로 알았던 그가 더없이 훌륭한 스승이었던 것이다.

요기의 축복이 끝남과 동시에 뿌웅 하고 버스가 출발했다.

 

 

만트라는 불교나 힌두교에서 기도 또는 명상 때 외우는 주문 또는 주술이다.

만트라(mantra)라는 단어는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된 단어로 두 개의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man’은 마음 Mind라는 단어의 어원이고, ‘트라 tra’는 도구instrument 라는 단어의

어원이다.

따라서 만트라는 마음의 도구(The instrument of Mind) 라는 뜻이다.

 

희랍의 철학자 제논이 상인이었던 시절의 일이다. 그의 집에는 특별한 노예가 한 명 있었다.

어느 날 제논이 화가 나서 노예의 뺨을 때리자 노예는 평온한 목소리로 제논에게 말했다고 한다.

"저는 아득히 먼 옛날부터 이 순간에 주인님에게 뺨을 맞도록 되어 있었고,

주인님은 또 제 뺨을 때리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 두 사람은 정해진 운명에 따라 충실히 제 역할을 수행했을 뿐입니다."

 

제논은 훗날 스토아 학파의 대철학자가 되었는데,

인도인으로 짐작되는 이 노예에게 영향을 받은 듯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에 흔들림 없는 현실 수용'이 그의 주된 사상이었다.

 

한편 로마 철학자 세네카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갖고 있는 것이 당신에게 불만스럽게 생각된다면,

세계를 소유하더라도 당신은 불행할 것이다.."

 

세네카든, 제논의 노예든 이들이 한결같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다.

너의 소원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불평하지 말고 오히려 삶이 일어나는 대로 받아들여라.

그러면 넌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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