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뒷마당 벽에 난 구멍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
황량한 세계가 내다보이는 곳에서 손 하나가 나타나
우리에게 무슨 선물을 주고 갈지 우리는 예상할 수 없다.
삶을 돌아보면 내가 받은 행운은 대부분 그런 뜻밖의 선물로부터 온 것이었다.
낯 모르는 사람이 아낌없이 자신의 것을 나눠 준 그 선물은
우리를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우리 안의 원을 넓혀 준다.
우리가 그것을 다시 다른 사람들과 나눌 때 그 원은 더욱 넓어진다.
우연을 가장하고 신이 보낸 놀라운 선물을 '至福'이라 부른다.
릴케는 시 '넓어지는 원'에서 이렇게 썼다.
"넓은 원을 그리며 나는 살아가네
그 원은 세상 속에서 점점 넓어져 가네
나는 아마도 마지막 원을 완성하지 못할 것이지만
그 일은 내 온 존재를 바친다네."
모든 인간의 마음 안에는 하나의 원이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 원이 넓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원이 더 좁아지는 사람이 있다.
그 원이 무한히 넓어질 때 신까지도 그 안에 들어올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것이 영적 대자유다.
(류시화의 우연한 선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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