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 39

回春

回春은 과거에는 불로장생과 관련, 도교의 양생에서 매우 중요시하였다. 인간이 젊고 활발한 것은 양(陽), 늙고 움츠러드는 것은 음(陰)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양기를 더하는 것이 회춘의 근본이라고 보았다. 늙은 노인들의 방에 어린 아이를 함께 재우는 관습은 이로 인해 지금도 남아있는 습속이다. 또한 동양철학에서의 음양(陰陽)은 서로 반대되는 속성이면서도 서로를 발생시키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늙은 남자가 젊은 여인과 접촉을 하면 젊은 여인의 음기에 의해 노인의 양기가 북돋아진다고 믿었다. 이것은 후에 첩을 두는 문제 등에서도 자주 언급되며, 중국에는 늙은 아버지의 회춘을 위해 집 안에 기생집을 세운 용자도 있었다. 현실적으로는 어렵고 곤란한 일이다. 심하면 미풍양속이나 성문란 행위로 치부될 수도 있다. 현실..

전국 시군구 절반은 소멸 직면

전국 시군구 절반은 소멸 직면…수도권 외곽도 위험 경남 통영, 전남 여수와 나주, 충북 충주시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경기도 포천과 동두천시도 마찬가지다. 소멸위험지역이 수도권 외곽으로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올해 3월을 기준으로 기초 지자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소멸위험지수는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고령 인구 수로 나눠 구한다. 소멸위험지수 값이 1.0 미만으로 하락하면 인구학적 쇠퇴 위험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소멸위험지수가 0.5에도 미치지 못하면 사라질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연구 결과 올해 3월 기준으로 소멸위험지역은 113곳이었다. 전국 228개 시군구의 절반 수준(49.6%)이다. 2020년과 비교해 올해 3월 새로 소멸위험 지역에 진입한 기초 ..

하루 만보 걷기

직설적으로 얘기해서(bluntly speaking) 운동하는 이유는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고(live longer and healthier lives) 싶어서다. 그중 가장 간편하면서도 효율적인 것이 걷기 운동이다. 그런데 하루에 1만보는 걸어야 효과가 있다고(be effective) 한다. 그럼 9900보밖에 못 걸었다면 그날은 헛수고한(work in vain) 것일까. 언제부터인가 건강 증진을 위해 매일 걸어야 하는 (need to walk each day in order to improve your health) 걸음수가 1만보로 규정됐다. 누가 그리 정한 것인지도 모르면서 휴대폰 앱을 들여다보며 하루 걸음수를 추적하느라(track your step count per day) 스트레스를 받는다. ..

건강.동의학 2022.04.29

운탄고도 1330, 강원도 산티아고

해발 1000m 구름에 가려진 신비의 길 ‘운탄고도’(運炭高道). 구름이 마치 양탄자처럼 펼쳐졌다 해서 얻어진 별칭이다. 이 길은 30년 전만 해도 탄광에서 캔 석탄을 실은 트럭이 바삐 오가던 길이었다. 그러나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탄광이 하나 둘 문을 닫으며 이젠 석탄을 실은 트럭을 볼 수 없게 됐다. 운탄고도 1330은 강원도 영월군·정선군·태백시·삼척시 등 폐광 지역 4개 시·군을 동서로 잇는 도보 여행길이다. 해발 700~1300m의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며, 오는 9월 전 구간 정식 개통을 앞두고 있다. 1330은 만항재의 해발고도인 1330m를 뜻한다. 정선군 고한읍 만항재는 국내에서 승용차로 오를 수 있는 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운탄고도 1330은 총 연장 ..

마라탕

마라탕이 유행인가 보다. 마라탕(麻辣燙)이란 ‘맵고 얼얼한 뜨거운 국물’을 말한다. ‘저리다, 마비되다’라는 뜻의 마(麻), 매운 랄(辣), 데울 탕(燙)을 합쳐 만들었다. 마(麻)는 입안이 얼얼해지는 매운맛을 말한다. 정향이나 산초 등의 향신료를 통해 느껴지는 것으로 흔히 알고 있는 매운맛과는 다르다. 랄(辣)은 한국에서도 익숙한 고추의 매운 맛을 뜻한다. 마랄(麻辣, 마라)은 쓰촨 음식의 매운맛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연신내 먹자골목에 중국음식점들이 많이 들어섰다. 마라탕, 훠궈, 양꼬치 등. 강북지역에서 구태여 신림동까지 갈 필요가 없겠다. 오늘은 할머니학우들과 마라탕 회식을 했다. 쭈굴한 얼굴, 처진 눈꺼풀, 헉헉대는 층계 오름. 젊음은 흰머리 사이로 사라지고 손을 마주잡고 얼싸안아도 아무 느낌도 ..

고장 난 꼬질대

고장난 벽시계 청춘아 너는 어찌 모른 척하고 있느냐 나를 버린 사람 보다 네가 더욱 무정하더라 뜬구름 쫓아가다 돌아봤더니 어느새 흘러간 청춘 고장 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네 나의 18번. 이 노래를 어느 늙은이가 페러디했다. 아주 저질이다. 제목부터가 시원치 않다. 고장 난 꼬질대라니.... 꼬질대야 너는 어찌 꼿꼿이 서지도 않느냐 나를 버린 그녀 보다 네가 더욱 야속하더라 한두 번 서지 않아 기 죽었더니 코 풀고 도망간 여인 고장 난 꼬질대는 녹슬었는데 저 여인은 오지도 않네. 고장난 게 어디 벽시계 뿐이랴? 머리에서 발끝까지 성한 곳 하나 없다. 육체만 그런게 아니다. 세살 어린애 같은 여린 마음에서부터 옹고집, 노욕까지 갈 데까지 간 세월이다. 군대에서 총기 손질하며 들락날락 총..

수구레를 아시나요?

수구레는 소의 가죽 안쪽에 붙은 아교질 부위를 말하는데, 가죽과 근육의 연결 부위를 뜻한다. 어린 시절. 바깥 마당에 수구레 장사가 오면 제일 먼저 우리집에 들렸다. 당시에는 쇠고기가 귀하던 시절이니 농촌에서는 수구레가 그나마 육고기를 대신하는 고급진 음식이었다. 오늘, 동생네 밭에 고추 모종을 심는 날. 모처럼 형제들이 모두 모였다. 계수씨가 멀리 금촌장에 가서 수구레를 사다가 수구레볶음을 만들었고, 작은 누나는 돼지 족발을 삶아 아주 푸짐한 점심 겸 봄놀이가 되었다. 수구레. 이게 얼마만이냐? 어릴적 먹던, 엄마가 해주시던 그맛 그대로다. 벛나무 그늘 아래 둘러 앉아 농삿일에 지친 몸을 달래면서 막걸리 한 잔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상을 떠난 막내동생이 바로 그 자리에 앉아 웃던 곳이었는데...

천 잔의 술도 적다는데

술은 지기를 만나면 천 잔도 적고, 말은 뜻이 맞지 않으면 한 마디도 많다. 酒逢知己千鍾少 (주봉지기천종소) 話不投機一句多 (화불투기일구다) 마음에 맞는 벗과 만나서 기울이는 술잔은 언제라도 달콤하고 즐겁다. 천 잔을 마신들 많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뜻이 맞지 않는 말은 한 마디도 많은 법.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인간만이 글자를 만들어 사용하며 언어는 마음과 마음을 전달하는 도구인데, 마음이 통하지 않는 상대와는 단 한 마디의 대화도 나눌 수도 없을뿐더러 말 자체가 필요없게 되는 것이다. 봄은 저 멀리 떠나가는데 더불어 마실 친구도 없고 헛소리 나눌 이웃도 없다. 이 좋은 명구도 그저 그렇다할 뿐 아무 느낌도 없다. 안 됐다.

혼술2

구운 바나나 한 개 파프리카 반 개 김치 두어 쪽 계란 후라이에 잡곡밥. 이를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신다. 너무 심하다. 사람이 사는 게 다 먹자고 하는 짓인데 이것이 저녁 겸 술안주라니. 그래도 그게 어딘가? 안주도 없이 깡소주를 마시기도 했는데., 나혼산. 한 달이 경과했다. 무엇이 남았으며 무엇을 잃었나? 얻은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참을성이며 잃은 것은 바람 부는 봄날 저녁의 한없는 쓸쓸함이다. 잃은 것, 얻은 것 모두 외로움 뿐이다. 초교 2학년 때부터 객지 생활을 했으니 사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없다. 그려려니 하는 게 일상이 됐다. 새삼 무슨 외로움인가? 그러나 무엇보다 손주들 보고픈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이놈들이 학교는 잘 다니고 있는지. 코로나 시기에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애들 모습이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