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 41

친구의 종류

친구의 종류 명나라 사상가 이탁오(卓吾)는 '태워야 할 책'이란 뜻의 저서인 '분서(焚書)'에서 '친구'를 여덟 종류로 구분했다. ​0.길을 오가며 만난 시정지교(市井之敎) 0.함께 어울려 노는 오유지교(遨遊之敎) 0.밥과 술을 같이 즐기는 주식지교(酒食之敎) 0.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좌담지교(座談之敎) 0.글을 읽고 논하는 문묵지교(文墨之敎) 0.내 몸처럼 가깝고 친한 골육지교(骨肉之敎) 0.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을 심담지교(心膽之敎) 0.죽음까지 함께할 만한 생사지교(生死之敎) 등이다. 기존 유교 사회에서의 교우(交友) 개념은 친구를 위해서는 자신을 희생하고, 친구의 험담과 모략에도 이해하는 성인과 군자의 모습이다. 사기(史記)에도 기록된 두터운 우정의 대명사인 '관포지교(管鮑之交)'가 대표적인 사..

남파랑길2

남파랑길 경남도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 중인 걷기여행길 '코리아둘레길'의 남파랑길 코스에 걷기 여행객을 위한 쉼터 조성과 다양한 걷기 프로그램 운영을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경남의 푸른 바다를 보며 걷는 남파랑길을 아시나요?" '코리아둘레길'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난 2016년부터 7년에 걸쳐 우리나라 외곽의 기존 길들을 연결하여 조성하는 총 4544㎞에 이르는 역대 최장거리의 걷기여행 코스다. 총 285개 코스로 이뤄져 있고, 남해의 남파랑길을 비롯해 서해의 서해랑길, 동해의 해파랑길, 비무장지대의 DMZ 평화누리길로 구성된다. 그 중 남해를 연결하는 '남파랑길'은 부산 오륙도부터 해남 땅끝 전망대까지 총 90개 코스 1470㎞에 이르는 걷기여행길로 지난 2020년 10월 개통됐다. 경남지역은 ..

日暮途遠

日暮途遠(일모도원)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몸은 늙고 쇠약한데 아직도 해야 할 일은 많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일모도원(日暮途遠)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본래 오자서는 초나라 사람이었다. 초나라 평왕이 간신 비무기의 모함을 믿고 자신의 아버지와 두 형을 죽이자, 오자서는 복수를 결심하며 오(吴)나라로 도망쳤다. 오자서는 오(吴)에서 오나라왕 합려의 모사가 되었고, 합려가 왕이 되는 데 공헌했다. 후에 오(吴)군이 초나라를 공격하여 초나라의 수도 영을 함락시키자, 오자서는 평왕의 무덤을 찾아 헤맸다. 이때 평왕의 무덤을 만들던 석공들은 무덤의 위치를 안다는 이유로 몰살당했지만, 그 속에서 살아남은 석공 한 명이 오자서에게 평왕의 무덤 위치를 알려줬다. 그 덕분에 오자서는 평왕의 무덤을..

水墨鷺圖(수묵노도) / 성삼문

雪作衣裳玉作趾 (설작의상옥작지) 눈으로 옷을 짓고 옥으로 다리 만들어 窺魚蘆渚幾多時 (규어노저기다시) 늪가에서 고기를 엿본 지 오래 되었네 偶然飛過山陰縣 (우연비과산음현) 우연히 하늘을 날아 산음현 지나다가 誤落羲之洗硯池 (오락희지세연지) 실수로 왕희지 벼루 씻는 못에 빠졌네 성삼문의 수묵노도라는 한시 입니다. 위시에 이런 사연이 있네요. 성삼문이 중국 사신으로 명(明)나라에 갔을 때에 그의 학문과 시의 수준이 이름 높다는 말을 듣고 명(明)나라 황제(일설에는 어느 귀족이라고도 함)가 그의 재주를 시험해 볼 양으로 어전에 중국의 신비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두루마리 하나를 내 보이며, 『지금, 짐이 가진 두루마리에는 백로(白鷺흰학)의 그림이 그려져 있소. 이 백로(白鷺)를 두고 시(詩)를 지어 보시오.』..

어느 늦깎이의 일상

늦깎이 공부를 하는 같은 과 친구를 만났다. 오늘 중간고사를 보는 날이니 자연히 만나게 된 것이다. "똥지게 지고 장에 따라간다더니, 내가 선배 덕분에 그 짝이 됐소." 같이 공부나 하자고 꼬득였더니 이제 와서 죽겠다고 푸념이다. "그래도 벌써 4학년 중반인데.. 뭘...." 그 친구. 머리는 비록 하얗게 쉬었지만 몸매는 날렵한 청년 같았다. 그의 일상을 털어놓는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2~3시간 책을 읽다가 운동을 두어 시간 하고 아침식사를 한다. 아침은 비교적 잘먹는 편이다. 호밀빵에 치즈, 계란, 쇠고기, 아보카도, 기름, 사과, 토마토. 감자, 고구마, 비트, 꿀에 절인 마늘 등 푸짐하다. 점심은 고기반찬으로 간단히 때우고 저녁은 각종 과일 채소를 갈아서 즙을 내어 두어 컵 마시는 걸로 하루 세..

守口如甁(수구여병)

우리가 수없이 내뱉는 말에는 사람을 살리는 말도 있지만 죽이는 말도 많습니다. 같은 말인데도 누구는 福이 되는 말을 하고, 누구는 毒이 되는 말을 합니다. 황창연 신부가 말하는 말의 세 부류도 같습니다. 말씨, 말씀, 말투가 그것이죠. 씨를 뿌리는 사람(말씨), 기분 좋게 전하는 사람(말씀), 말을 던지는 사람(말투)이 있는 것처럼 말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말씀은 말과 다릅니다. 어떤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같이 감동을 전하는 사람의 말을 말씀이라 하지요. 말로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초등생 어린이에게 “씩씩하고 멋지구나. 넌 장군감이다.” “넌 말을 잘하니 변호사가 되겠구나." 이렇듯 말에 福을 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좋은 언어 습관은..

안락사

10명 중 7명 안락사 찬성..환자 고통 줄여줄 지원 필요해 윤영호 서울대병원 교수팀이 1000명을 대상으로 안락사에 대한 태도를 조사한 결과 76.3%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이유로는 '남은 삶이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30.8%로 가장 많았으며, 반대이유로는 '생명존중'이 44.3%로 가장 많았다. 조사 결과에서 안락사 찬성 비율은 76.3%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 2008년과 2016년 실시한 안락사 설문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찬성 비율이 약 50%에서 약 1.5배 높아졌다고 밝혔다. 찬성 이유로는 ‘남은 삶의 무의미’가 30.8%로 가장 많았고, ‘좋은(존엄한) 죽음에 대한 권리’ 26.0%, ‘고통의 경감’ 20.6%, 가족 고통과 부담 14.8% 순이었다. 반대 이유..

거문오름, 다랑쉬오름 그리고 용눈이오름

거문오름 해발 456m의 거문오름은 분화구가 북동쪽 산사면이 크게 터진 말굽형이다. 정상에서 용암이 흘러나가며 말굽형 분화구를 만든 것이다. 때문에 다랑쉬오름 같은 굼부리는 볼 수 없고 그 분화구 안은 울창한 신림지대가 형성되어 용눈이오름 같은 능선도 보이질 않는다. 거문오름이라는 이름 자체가 검고 음산한 기운을 띠는 데서 생겼으며, 거기엔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거문오름은 상당히 큰 규모다. 세 시간 반을 꼬박 돌아야 한다. 숲이 그렇게 울창할 수가 없었다. 원시림이나 다름없다. 일본군들이 구축한 갱도도 10여 곳이나 있다. 표고 약 355m 지점에서 선흘수직동굴을 만날 수 있다. 수직으로 깊이가 35미터나 된다. 이 수직 동굴은 약 10만~30만 년 전 사이에 거문오름으로..

마음 공부

마음(心) 공부 몸(身)만 안으면 포옹(抱擁)이지만 마음(心)까지 안으면 포용(包容)이다. 운명(運命) 이란 말을 쓰지 마라. 쓰는 순간 당신 삶의 주인은 운명(運命)이 된다. 행복(幸福)은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행복(幸福)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기에 찾아가는 것이다. 참 사랑은 확인(確認)하는 것이 아니라 확신(確信)하는 것이다. 인연(因緣)의 교차로엔 신호등이 없다. 스치던, 멈추던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젊음을 이기는 화장품도 없고, 세월을 이기는 약도 없다. 닫힌 마음(心)을 열 수 있는 건 당신 뿐이다. 마음(心)의 비밀 번호는 오직 당신만 알기에... 음식(飮食)은 자기가 뱉은 걸 먹을 수 있지만 말(言)은 자기가 뱉은 걸 먹을 수 없다. 심지(心志)가 없으면 불을 밝힐 수 없고, 의지(意志)..

구좌읍 세화리 그리고 다랑쉬오름

구좌읍 세화리 그리고 다랑쉬오름 팰롱팰롱, 돌랑돌랑, 아도록한, 지꺼진. 제주 구좌읍 세화마을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숙소의 방 이름이다. 예컨대 ‘아도록한(아늑한) 방안에서 팰롱팰롱(반짝반짝) 눈부신 바다를 보면 가슴이 돌랑돌랑(두근두근)거리고 무언가 지꺼진(기쁜) 일이 생길 것 같다’라고 쓸 수 있다. 제주 시내에서 동쪽 성산으로 이어지는 바닷가에 세화리가 있다. 새하얀 모래에 쪽빛 바다, 머릿속에 그리는 가장 전형적인 모습을 간직한 오름, 인스타그램 성지로 오르내리는 카페와 공방, 초록이 싱그러운 당근밭, 거기에 가슴 쓰린 역사와 해녀 이야기까지 제주의 매력이 응축된 곳이다. 세화마을 여행의 시작, 질그랭이센터 세화리가 제법 알려진 건 한 달에 두 번 열리는 벼룩시장 ‘벨롱장’ 덕분이다. 토요일 오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