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6 3

여행 먹거리

여행은 먹는 재미다.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오감이 만족스러워야 한다. 식도락 운운하자는 게 아니라 여행이 즐거우려면 눈과 코, 입이 먼저 즐거워야 한다는 말이다. 오감만족 눈, 코, 입은 즐거운데 귀는 어쩌랴? 술 따르는 소리, 쭉쭉, 쩝쩝. 이에 더해 구라 치는 소리에 청각도 즐겁다. 여기에 보들보들, 야들야들. 쫀득쫀득, 아작아작...촉각도 자연스레 짜릿짜릿 하니 오감 모두가 만족스럽게 된다. 해삼. 멍게. 아구찜. 생선회. 메밀막국수. 토종닭백숙... 주머니 사정은 나중이다. 여기에 춘심이 코고는 소리가 곁들여지면 금상첨화가 될 터인데... 매우 아쉽다.

낙산사 덕담

내일 모래가 석가탄신일. 미리 강원도 양양 낙산사를 찾았다. 올 때마다 느낌이 다른 유서깊은 사찰. 아침부터 보타전 옆에서 스님의 예불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오랜만에 만난 스님. 안부를 물으며 같이 간 가족들을 인사시키니 염주를 한웅큼 집어주신다. 손주들 건강을 기원하는 등을 달고, 속세의 소원을 빌었다. 스님은 이곳 낙산사에 2~3년 더 머물다가 원주에 있는 원래의 암자로 돌아갈 것이라 한다. "어디든 찾아가겠오." "형은 앞으로 100살은 살 것 같아요, 아주 건강하십니다." 덕담인지 악담(?)인지... 웃는 모습이 정겹다. "건강하시오. 자주 만납시다." 한 짐을 내려놓은 듯 홀가분하다. 2014년 인도에서 맺은 인연. 추억이 새롭다.

개구리 우네

螻蟈鳴(루괵명) 청개구리가 짝을 찾아 운다는 뜻이다. 어려운 한자다. 입하의 시작을 말한다. 창문을 열고 들판을 내다보니 물을 댄 논에 써래질은 이미 끝냈고 드문드문 모내기를 하고 있다. 반듯반듯 경지정리가 된 논이니 모내기는 이번 주 내에 거의 끝날 듯하다. 새삼 들리는 개구리 우는 소리 요란하다. 어제밤. 한 밤중에 들으니 온 천지가 개골개골 얼마만에 듣는 소리인지 반가운 마음 그지없다. 아직도 논에서 개구리가 울고 있다니 자연생태가 아직은 건강하구나. 어릴 때 개구리를 잡으러 들판을 쏘다니던 시절이 그립다. 그나저나 비가 좀 듬뿍 내려야 가뭄이 해소될 텐데 너무 가물어 걱정이다. 강원도 동해안의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양간지풍 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어 동쪽 바다로 내리 쏟으니 얼마나 강력하겠는가?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