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두 달이 지나갔다. 금방 지났다.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동문들과 체육대회를 하면서 마시기 시작한 술자리가 저녁으로 이어지더니 정해진 코스를 밟아 노래방에까지 이르렀다. 그 시간에 마신 술의 양이 아마 내 두 달간 마신 양보다 많을 듯, 다음날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대취했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이면 의례 밥상에 오르던 닭죽도 없다. 죽이 없는 것이 아니라 끓여줄 사람이 없다. 하루종일 쫄쫄 굶었다. 냉동고에 꽁꽁 얼어붙은, 보름도 더 넘은, 지난번에 먹다 남은 닭죽을 발견하고서야 저녁을 때울 수 있었다. 곡조가 상당히 거시기하다. 그렇다고 마누라를 부를 수도 없다. 큰소리 친 체면에 관계되는 일이니까. 나혼산. 이제 어느 정도는 몸에 익었다. 아침에 밀빵 두 조각에 계란 1개. 점심은 직접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