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日暮途遠

甘冥堂 2022. 5. 30. 20:04

日暮途遠(일모도원)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몸은 늙고 쇠약한데 아직도 해야 할 일은 많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일모도원(日暮途遠)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본래 오자서는 초나라 사람이었다.

초나라 평왕이 간신 비무기의 모함을 믿고 자신의 아버지와 두 형을 죽이자,

오자서는 복수를 결심하며 오()나라로 도망쳤다.

오자서는 오()에서 오나라왕 합려의 모사가 되었고,

합려가 왕이 되는 데 공헌했다.

 

후에 오()군이 초나라를 공격하여 초나라의 수도 영을 함락시키자,

오자서는 평왕의 무덤을 찾아 헤맸다.

 

이때 평왕의 무덤을 만들던 석공들은 무덤의 위치를 안다는 이유로 몰살당했지만,

그 속에서 살아남은 석공 한 명이 오자서에게 평왕의 무덤 위치를 알려줬다.

그 덕분에 오자서는 평왕의 무덤을 찾아갈 수 있었다.

무덤을 찾아간 오자서는 평왕의 무덤을 파헤쳤다.

 

오자서는 그 후 관을 꺼낸 뒤

"충신과 간신도 구분 못 하는 네놈의 눈을 뽑아주마!"라며 두 눈알을 파내고,

평왕의 시체를 꺼내어 구리 채찍()으로 그것을 매우 쳤다.

300대를 후려치고서야 겨우 그만둘 정도였다고 한다. (굴묘편시; 掘墓鞭屍)

 

한편, 오자서의 절친한 친구였던 신포서는

초나라를 구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 가 있었는데,

오자서가 평왕의 시체를 꺼내서 매질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하여 편지를 보냈다.

"자네의 복수는 너무 지나치지 않는가!"라고 꾸짖는 신포서의 편지에

오자서는 "날은 저물고 길은 멀어서(日暮途遠)"라는 답장을 보냈다.

 

 

같은 내용이지만 史記(사기)’ 오자서열전에는 

 

오자서는 소왕을 찾는데 실패하자 평왕의 무덤을 파헤쳐

시체에 300번이나 매질을 했다

(伍子胥求昭王 既不得 乃掘楚平王墓 出其尸 鞭之三百/

오자서구소왕 기부득 내굴초평왕묘 출기시 편지삼백).’

 

여기에 東周列國志(동주열국지)’ 등에는 살을 붙인다.

평왕은 보복을 예견하고 호수 속에 무덤을 만들고 50여 명의 석공을 시켜

가짜 석곽 아래 관을 따로 만들게 했다.

 

비밀을 지키기 위해 석공을 무덤 속에서 살해했는데

유일하게 살아나온 한 노인이

원귀들의 한을 푼다며 오자서에게 가르쳐줘서 복수를 할 수 있었다.

 

상세한 묘사는 이렇다.

 

손에 아홉 마디로 된 구리 채찍을 들고 평왕의 시신을 300번이나 후려치니,

살이 문드러지고 뼈가 부러졌다

(手持九節銅鞭 鞭之三百 肉爛骨折/ 수지구절동편 편지삼백 육란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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