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 41

여행 먹거리

여행은 먹는 재미다.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오감이 만족스러워야 한다. 식도락 운운하자는 게 아니라 여행이 즐거우려면 눈과 코, 입이 먼저 즐거워야 한다는 말이다. 오감만족 눈, 코, 입은 즐거운데 귀는 어쩌랴? 술 따르는 소리, 쭉쭉, 쩝쩝. 이에 더해 구라 치는 소리에 청각도 즐겁다. 여기에 보들보들, 야들야들. 쫀득쫀득, 아작아작...촉각도 자연스레 짜릿짜릿 하니 오감 모두가 만족스럽게 된다. 해삼. 멍게. 아구찜. 생선회. 메밀막국수. 토종닭백숙... 주머니 사정은 나중이다. 여기에 춘심이 코고는 소리가 곁들여지면 금상첨화가 될 터인데... 매우 아쉽다.

낙산사 덕담

내일 모래가 석가탄신일. 미리 강원도 양양 낙산사를 찾았다. 올 때마다 느낌이 다른 유서깊은 사찰. 아침부터 보타전 옆에서 스님의 예불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오랜만에 만난 스님. 안부를 물으며 같이 간 가족들을 인사시키니 염주를 한웅큼 집어주신다. 손주들 건강을 기원하는 등을 달고, 속세의 소원을 빌었다. 스님은 이곳 낙산사에 2~3년 더 머물다가 원주에 있는 원래의 암자로 돌아갈 것이라 한다. "어디든 찾아가겠오." "형은 앞으로 100살은 살 것 같아요, 아주 건강하십니다." 덕담인지 악담(?)인지... 웃는 모습이 정겹다. "건강하시오. 자주 만납시다." 한 짐을 내려놓은 듯 홀가분하다. 2014년 인도에서 맺은 인연. 추억이 새롭다.

개구리 우네

螻蟈鳴(루괵명) 청개구리가 짝을 찾아 운다는 뜻이다. 어려운 한자다. 입하의 시작을 말한다. 창문을 열고 들판을 내다보니 물을 댄 논에 써래질은 이미 끝냈고 드문드문 모내기를 하고 있다. 반듯반듯 경지정리가 된 논이니 모내기는 이번 주 내에 거의 끝날 듯하다. 새삼 들리는 개구리 우는 소리 요란하다. 어제밤. 한 밤중에 들으니 온 천지가 개골개골 얼마만에 듣는 소리인지 반가운 마음 그지없다. 아직도 논에서 개구리가 울고 있다니 자연생태가 아직은 건강하구나. 어릴 때 개구리를 잡으러 들판을 쏘다니던 시절이 그립다. 그나저나 비가 좀 듬뿍 내려야 가뭄이 해소될 텐데 너무 가물어 걱정이다. 강원도 동해안의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양간지풍 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어 동쪽 바다로 내리 쏟으니 얼마나 강력하겠는가? 귀..

어린이날

중2를 어린이라고 하기엔 좀 안 어울린다. 그래도 자신을 어린이라고 우기는데 어쩌랴? 이 '어린이'를 데리고 동해안 고성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최북단 대진항 근처에 중국집. 젊은이들로 만원이다. 짜장면 한그릇 먹자고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다니... 이어 화진포, 거진항, 봉포 찻집을 들렸다. 한달도 안되어 두번이나 오게 되었다. 매우 한가(?)하다.

거대한 민주화 불꽃

1979년 광장에서 표출된 민심... 거대한 민주화의 불꽃이 되다. 1979년 부마민주항쟁 5/30 김영삼 신민당 총재 선출 8/ 9 YH무역 직원들 신민당 농성시작 8/11 경찰 진입 YH 김경숙씨 사망 -여론악화 9/ 7 법원, 김영삼 총재 직무정지 가처분 9/15 김영삼 뉴욕타임스 인터뷰 -박정희정부 맹비난 10/4 김영삼 국회의원 제명 및 의원직 박탈, 가택연금 10/15 부산대 학생들 '민주선언문' 배포 10/16 부산 학생시위에 시민 결집-항쟁 기념일 10/18~19 마산, 창원 등으로 시위확산 -18일 0시 부산 계엄령 10/20 낮 12시 마산 창원에 위수령 발동- 군 출동, 강제연행 등 10/26 박정희 대통령 사망 5.18, 6.10 항쟁으로 계승.

입하

오늘은 입하(立夏). 입하(立夏)는 24절기 중 일곱 번째 절기로서, 여름철의 여섯 절기 중 첫번째 절기에 해당하며, 곡우(穀雨)와 소만(小滿) 사이에 든다. 입하는 태양의 황경이 45°인 날로 대개 5월 5일에서 7일 사이가 된다. '입하'라는 말은 여름이 들어섰다는 의미이다. 이 무렵은 봄빛이 완전히 물러나고 산과 들의 나뭇잎이 무성해지며, 농사일이 바빠지고 개구리와 지렁이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기이다. 입하 이후로는 일조량이 증가하면서 기온도 따라 점차 상승하며 강우량도 많아지면서, “春生, 夏長, 秋收, 冬藏”(봄에 나고 여름에 자라며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간수함)이란 말처럼 농작물도 점차 성장해가는 단계로 접어든다. 입하가 있는 음력 4월을 초여름이라는 뜻의 '초하(初夏)'와 '유하(維夏)',..

제주땅 2억5천에 샀는데

영화배우 곽도원에게 제주살이를 결심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곽도원은 “친한 감독 믿고 어느날 제주도로 떠났다. 그게 게스트하우스였는데, 처음 본 사람끼리 공유하는 그런 매력이 있더라, 시간 날 때마다 제주도를 가게 됐고 제주도민을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곽도원은 나중엔 제주도에 땅도 샀다고 했다. 김종국이 “많이 올랐겠다”고 하자 곽도원은 “아니 땅을..아이씨, 호텔과 펜션이 있는 가운데 낀 땅을 샀다”며 신세한탄을 했다. 곽도원은 “땅 사기 1년 전 지하수를 못 끌어왔는데 법이 바뀌었다. 미터당 7만원 드는 작업, 심지어 7KM다”며 “땅이 2억 5천인데 3억 5천을 당겨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숙도 제주도에 땅을 잘 못 샀다는 소문을 언급하자 김숙은 “우린 수도가 나오긴 한다. 오빠가 더..

부동산,주식 2022.05.05

接而不漏

최근 영국 공중파 방송 BBC 채널5에서 방영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21세기 여성의 성 가이드'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남성의 사정과 오르가슴이 분리될 수 있다는 것과 사정을 하지 않으면서 충분한 교감을 나누는 동양의 접이불루 (接而不漏: 성교는 하되 사정하지 않을 수 있는 단계), 혹은 인도의 탄트라 섹스를 수련할 수 있다면 남녀 모두 서로에게 가장 이상적인 성적 교감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방송이 눈길을 끄는 것은 그 내용에서 일부 서양 성 의학자들처럼 '접이불루는 전립선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일방적 주장과는 다르다는 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중에 당연히 서양이 앞선다고 생각하는 성 의학이라는 분야에서 새삼 그들이 동양의 성을 배우고자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조금만 ..

건강.동의학 2022.05.04

기회

그리스의 시라쿠라 거리에는 명물 동상이 하나 있는데,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관광객들이 이 명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웃음을 터뜨린다. 처음에는 이 동상의 모습에 모두들 웃지만, 나중에 그 밑의 글을 읽어보고는 모두들 감동을 받는다고 한다. 그 동상의 앞머리는 머리숱이 무성한데 뒷머리는 대머리이고, 발에는 날개가 달려 있는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밑에 적혀있는 글귀를 보고는 모두들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나의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았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면 사람들이 다시는 나를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사람들로부터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함입니다. 나의 이름은 “기회" ..

오월

오월 / 琴兒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한 스물한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다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 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 나이었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 같이 쓸쓸하지는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득료애정통고 (得了愛情痛苦) 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 실료애정통고 (失了愛情痛苦) 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