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 먹는 얘기

거문오름, 다랑쉬오름 그리고 용눈이오름

甘冥堂 2022. 5. 24. 12:09

거문오름

 

해발 456m의 거문오름은 분화구가 북동쪽 산사면이 크게 터진 말굽형이다.

정상에서 용암이 흘러나가며 말굽형 분화구를 만든 것이다.

때문에 다랑쉬오름 같은 굼부리는 볼 수 없고

그 분화구 안은 울창한 신림지대가 형성되어 용눈이오름 같은 능선도 보이질 않는다.

거문오름이라는 이름 자체가 검고 음산한 기운을 띠는 데서 생겼으며,

거기엔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거문오름은 상당히 큰 규모다. 세 시간 반을 꼬박 돌아야 한다.

숲이 그렇게 울창할 수가 없었다. 원시림이나 다름없다.

일본군들이 구축한 갱도도 10여 곳이나 있다.

 

표고 약 355m 지점에서 선흘수직동굴을 만날 수 있다.

수직으로 깊이가 35미터나 된다.

이 수직 동굴은 약 10~30만 년 전 사이에

거문오름으로부터 분출한 용암에 의하여 형성된 것으로

여기부터 거대한 용암튜브가 형성되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생겨난 것이다.

구좌에 널려있는 많은 동굴의 모체가 여기이고

그로 인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었던 것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 보고서는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자연유산적 가치에 대해 극찬했다.

용암동굴, 만장굴, 김녕사굴, 당처물동굴의 모체가 바로 이 거문오름이고

정상 가까이에 있는 선흘수직동굴이 모태의 시작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라는 이름으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 신청하게 된 것이다.

거문오름 탐방 안내소: 제주시 조천읍 선교로 569-36/ 조천읍 선흘리 478.

 

 

 

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

 

오름은 제주의 빼놓을 수 없는 표정이자 제주인의 삶이 녹아 있는 곳이다.

제주섬의 상징인 오름이란 산봉우리 또는 독립된 산을 일컫는 제주어로

한라산 자락에만 자그마치 330개가 넘는다고 한다.

오름은 화산섬인 제주도의 생성과정에서 일어난 기생화산이다.

흰죽을 끓일 때 여기저기서 부글부글거리는 현상을 연상하면 된다.

 

오름은 기생화산이기 때문에 지상에서 쳐다본 모습은 봉긋하지만

정상에 이르면 분화구가 둥글게 파여 있다. 이를 제주어로 굼부리라고 한다.

다랑쉬오름은 둥근 자배기를 엎어놓은 듯하다.

용눈이오름은 기생화산 서너 개가 겹쳐서 터지는 바람에 어깨를 맞대듯 붙어 있어

능선이 굽이치는 곡선을 이룬다.

거문오름은 굼부리가 겹쳐지면서 둥근 원이 아니라 쌍곡선을 이루며 말발굽 모양이 되었다.

이렇듯 오름은 저마다의 표정이 다르다.

 

 

먼저 다랑쉬오름.

구좌읍 세화리와 송당리에 걸쳐 있는 다랑쉬오름은 비자림 동남쪽 1km 지점에 있다.

제주 시내에서 가자면 번영로(97번 도로)와 비자림로, 중산간동로를 거치거나

5.16도로로 들어섰다가 산굼부리를 거쳐 가는 1112번 도로로 갈 수도 있다.

제주시내에서 37km거리로 탐방로 입구 주차장까지 45분 정도 걸린다.

 

 

제주의 구좌읍 세화리 송당리 일대는

크고 작은 무수한 오름들이 드넓은 들판과 황무지에 오똑하여

오름의 섬 제주에서도 오름이 가장 많고 아름다운 오름의 왕국이라고 했다.

그중에서도 다랑쉬오름은 오름의 여왕이라 불린다.

 

다랑쉬라는 이름은 된바람을 막아주는 오름의 분화구가 마치

달처럼 둥글어 보인다하여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표고는 227m 밑지름이 1,013m에 오름 전체의 둘레는 3,391m에 이른다.

탐방로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600미터 내외로 천천히 걸어도 이삼십 분이면 오를 수 있다.

오름 아랫자락에는 삼나무와 편백나무 조림지가 있어 무성하다 싶지만

숲길을 벗어나면 이내 천연의 풀밭이 나오면서 시야가 갑자기 탁 트이고 사방이 멀리 조망된다.

 

 

아끈다랑쉬오름

동쪽으로 난 탐방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다랑쉬오름과 닮은 작은 오름이 눈에 들어오는데,

오름의 형태도 그렇고 굼부리가 파인모습이 다랑쉬오름과 무척 닮은지라

아끈다랑쉬라는 이름을 얻었다. ‘아끈은 버금간다는 말로 새끼다랑쉬라는 뜻이다.

실제로 멀리서 보면 마치 母子가 다정하게 않아 있는 듯하다.

 

 

다람쉬오름의 굼부리에서

오름 정상에 오르면 깊이 115미터의 거대한 분화구가 발아래로 펼쳐진다.

깔때기 모양의 분화구는 바깥둘레가 1.5km. 깊이는 한라산 백록담과 똑같다고 한다.

 

 

환상적인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에서 불과 1km거리에 있다.

용눈이오름은 기생화산이 터질 때 여러 개가 포개져 능선과 굼부리가 부챗살 모양을 이루며

네다섯 가닥으로 흘러내리면서 굽이치는 곡선으로 넓게 퍼져 있다.

어디서 어디까지가 오름인지 모를 정도로 낮은 능선으로 연이어져 있다.

능선은 굼틀거리면서 혹은 왕릉처럼 보이고 혹은 긴 고갯마루를 질러가는 기분을 준다.

용눈이오름은 오름 전체가 잔디로 덮인 잔디밭 오름이다.

 

능선을 한 바퀴 돌고 나면 큰 굼부리가 하나, 작은 굼부리가 셋 있어

어미가 세쌍둥이를 보듬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용눈이오름엔 여러 개의 알 오름이 있다. 알오름은 오름 속에서 생긴 새끼오름이다.

남서쪽 경사면에는 주발뚜껑처럼 오목하게 파인 아주 예쁜 알오름이 있는데,

둘레가 150m 정도 되는 작은 크기로 잔디밭이 에워싸고 있다.

또 북동쪽에 있는 알오름은 위가 뾰쭉하게 도드라져 아주 귀엽다.

그 기이하고도 변화무쌍한 경관 때문에 용눈이오름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원형경기장 같은 아부오름

아부오름은 송당마을 남쪽 건영목장 안에 있다. 해발 360m라고 되어 있지만

지표에서의 높이는 불과 10m 밖에 안 되는 비스듬한 언덕이다.

아부오름은 앞오름이란 말이 변해서 생겨난 이름이라고 한다.

송당마을의 본향당을 모신 당오름 정남 1.5km지점이어서 마을 앞쪽(남쪽)에 있는 오름이라는 뜻이 된다.

 

비스듬한 능선을 한 십 분만 걸으면 두 눈을 의심할 정도로 상상 밖의 경관이 압도한다.

함지박 모양으로 생긴 넓은 분화구가 통째로 드러난다.

오름 전체가 분화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화구 안쪽은 삼나무가 둥글게 울타리처럼 둘려 있다.

분화구의 바깥 둘레는 1,400미터이고 바닥 둘레가 500미터나 된다.

분화구의 깊이가 84미터라는데 경사면이 너무도 느슨하여 그런 깊이는 느껴지지 않고

천연으로 이루어진 로마 원형경기장 같다고나 할까?

 

제주의 오름 전체를 소개한 책이 있다.

김종철이라는 제주도 산사나이가 쓴 3권짜리 [오름나그네].

(참고자료: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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