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風雨 / 李商隱
비바람
凄凉寳劍篇, <보검편>을 읽고 나니 처량한데,
羇泊欲窮年. 유랑표박으로 한 평생이 끝나려 하네.
黄葉仍風雨, 누런 잎엔 여전히 비바람 몰아치고,
青樓自管絃. 부잣집 청루에서는 관현악 소리 들린다.
新知遭薄俗, 새 친구를 만나자니 천박한 세속을 만날 것 같고,
舊好隔良縁. 옛 친구와는 좋은 인연이 막혀 있다.
心斷新豐酒, 신풍주 좋은 술 마실 생각은 단념했지만,
銷愁斗幾千. 근심을 잊는데 한 말 술값이 얼마나 될까.
이 시는 작자의 상처받은 신세와 유랑하는 신세를 개탄하고, 회재불우의 고민을 쓴 것으로
대력11년(857) 강동을 유랑할 때 쓴 시이다.
<寳劍篇>당나라 때 명장 郭震이 지은 시. 보검이 먼지에 묻힌 것을 차용하여 才士가 영락하여 유랑하는 것에 비유하여 불편한 심기를 토로하였다. 곽진은 어려서 부터 큰 뜻을 가졌고, 이를 전해들은 則天武后가 그를 불러 보고, 옛글을 다시 베끼도록 했다. 곽진이 이를 <보검편>으로 만들어 측천무후에게 올리니 그를 발탁승진 시켰다. 이 구절에서 시인 자신도 보검편을 지은 곽진에 못지않은 재능을 지니고 있다는 자부심이 깃들여져 있다.
羇泊(타향살이할 기, 배댈 박): 정처 없이 떠돌다.
窮年: 終年. 한평생을 다 보내다.
仍: 더욱. 여전히.
青樓: 부자 집의 높은 다락. 고루. 이 두 구절은 자기는 비바람 속에 누런 잎 같이 표랑하는데 부호의 집은 오히려 가무와 쾌락 속에 있다.
新知: 새로이 사귄 친구. 薄俗: 천박한 세속.
舊好: 지난날 친구. 이 구절은 새로이 사귀는 친구가 세속의 비난을 당하고, 옛 친구도 좋던 인연이 막혀 관계가 멀어진다.
心斷: 절망과 같은 뜻. 가슴이 찢어진다. 극도로 슬프다.
新豐酒: <新唐書. 馬周傳>에 馬周가 장안을 여행하며 신풍주점에 묵었었는데 주인이 냉담하게 대하니 홀로 술을 마셨다. 후에 마주가 당태종의 눈에 들어 감찰어사가 되었다. 이 구절이 말하는 것은 자기는 마주와 같은 행운을 결코 맞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斗幾千: 王維의 <少年行>에 “新豐美酒斗十千"이란 구가 있다. 술값이 엄청 귀하다는 말이다. 이 구절은 新豐美酒로 근심을 잊어버린다, 또 이 술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이 시는 작자가 스스로 마음 상하여 유랑표박하는 강개불평의 悲歌이다.
이 시는 理想과 時運의 모순을 썼으며, 비록 곽진과 같은 포부를 갖고 있더라도, 그와 같은 행운은 만날 수 없음을 썼다.
함연에서는 유랑신세의 인생에 대한 感受를 토로하였으며, 경련에서는 현실생활의 고립무원의 슬픔과 처량함을 썼다. 미련에서는 술을 빌어 근심을 씻고자 하나, 당나라 초기의 마주가 실의에 빠졌을 때, 신풍주점에서 냉대를 당하였으나 그 후 오히려 황제의 눈에 들어 고위층으로 발탁된 것과는 같을 수는 없음을 썼다.
시가 風雨로 시제를 삼고 凄凉으로 시작을 한 것은, 타향살이의 처량하고 고달픈 비바람이, 신세지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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