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 秋日赴阙題潼闗驛樓 / 許渾
가을날 궁궐로 가다가 동관 역루에 쓴다
紅葉晚蕭蕭, 붉은 잎 우수수 떨어지는 저녁 무렵에,
長亭酒一瓢. 역참에서 한 바가지 술을 마신다.
殘雲歸太華, 몇 조각 구름은 태화산으로 돌아가고,
疎雨過中條. 드물게 내리는 비는 중조산을 지나간다.
樹色隨關迥, 나무들은 멀리 동관을 따라 이어지고,
河聲入海遥. 강물 소리는 바다로 들어가며 멀어진다.
帝鄉明日到, 황제가 사는 곳 내일이면 닿는데,
猶自夢漁樵. 여전히 고기 잡고 나무하는 꿈을 꾸고 있다.
阙: 궁문 앞의 망루. 여기서는 도성 장안을 대신한다.
題: 쓰다. 건물의 벽이나 기둥에 시를 써 놓는 것을 말한다. 潼闗: 지금의 섬서 동관현.
驛樓: 역참. 長亭: 길가의 정자를 말한다. 옛날에는 큰길가 10리마다 한 개의 정자를 세우고, 5리에 작은 쉼터를 만들어 나그네들의 휴게소가 되었고, 또 이것은 역참과 같은 곳에 있었다.
歸: 옛 사람들은 아침이면 구름이 산에서 나오고 저녁이면 산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다.
太華: 지금의 섬서성 영제현에 있는 일명 中條(중조)산. 태행산과 화산 중간에 있다.
隨關: 동관현에 있는 관문, 즉 동관 앞의 길 양쪽에 가로수가 늘어서 있는데 동관이 먼만큼 가로수도 아득히 멀리까지 이어져 있다는 말이다. 迥: 멀 형.
河聲: 강물이 흘러가며 내는 소리. 동관은 황하 옆에 있기 때문에 황하를 가리킨다.
帝鄉: 도성 장안.
猶自: 여전히.
漁樵: 고기 잡고 땔나무 함. 은거생활.
이 시는 동관으로 부터 장안에 도착하는데, 역참에서 잠을 자며 벽에다 쓴 시문이다. 시문 중에 비록 “宿"자는 없지만 오히려 자구 중에 밤에 역참에서 잠을 잔 것이 뚜렷이 나타나 있다. 가을 산에 비 지나가고 사방을 둘러보니, 触景生情 어떤 정경을 접하여 감정이 일어난다.
함연에서는 동관의 산천 기세가 크고 창망함을 썼고. 경련에서는 보고들은 바를 썼으며, 가까운 곳으로부터 먼 곳으로 끝이 없이 무한하다. 대련이 조탁한 바 없이 자연스럽다. 미련에서는 장안으로 선발되어 부임하는데 결코 원하는 바가 아닌 것이 완곡하게 함축되어 있다.
[작자] 許渾(생졸년 불상), 자 用晦. 연주 丹陽(지금의 강소성)사람이다. 대화 6년(832) 진사가 되어 涂令이 되었고, 후에 감찰어사 윤주사마 목주, 영주자사를 지냈다.
허혼은 律詩를 많이 지었으며 7언율시를 특히 잘했다.
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