八陣圖(팔진도)/두보(杜甫)
功蓋三分國 (공개삼분국) : 공은 삼국을 뒤덮고
名成八陣圖 (명성팔진도) : 명성은 팔진도로 이루었다
江流石不轉 (강류석부전) :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굴러가지 않고
遺恨失呑吳 (유한실탄오) : 오나라를 삼키지 못한 실수가 한남기네.
팔진도(八陣圖)는 전쟁 시에 군사를 배치하는 형태를 그려 놓은 것이다.
제갈공명은 이 팔진도를 강가에다 돌들을 사용하여 모형으로 만들어 놓았고,
두보가 살아 있을 당시만 해도 이 팔진도 모형이 아직 보존되어 있었던 것 같다.
공명은 어느 시간대에 어느 공간이 나에게 유리하고 불리한가를 다루는
기문둔갑(奇門遁甲)과 같은 진법(陣法)에 정통했던 인물이다.
그 대표적인 작품인 팔진도가 진법 교과서로서 당대에 유명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두보의 팔진도(八陣圖) 시구(詩句) 가운데에
후세인들에게 특히 회자되었던 구절은 강류석부전(江流石不轉)이다.
이수광은 이 구절을 당시 사회문제가 된 구실아치들의 문제를 나타내는 말로
『지봉유설』 에 기록하였다.
국왕이 임명하여 보낸 지방관이 지방행정을 장악하지 못하여 아전들 손아귀에 놀아나고,
중앙 부서관원들이 행정을 장악하지 못하여 헤매는 실상을 드러낸 것이다.
군주정이었던 조선왕조에서 주권자인 국왕은 과거로 선발하여 임명한 관료를 통하여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였다.
그러나 세습을 통하여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가졌던 아전 세력들은
국왕이 내려 보낸 대리인들에 상관없이 자신들의 영역과 힘을 지킬 수 있었다.
구실아치의 문제도 선발과 세습의 차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생긴 것이다.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구르지 않는다는 한자적 표현이 강류석부전(江流石不轉)이다.
수령은 갈리어도 그 밑에 있는 아전들은 바뀌지 않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것이 어찌 조선시대에만 해당하는 문제일까?
반면,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는 주권자들이 선거를 통해 자신의 의지를 실현한다.
민주주의 제도에서는 유권자의 선택이 가능한 영역과 그렇지 않는 영역이
긴장관계를 이루게 되는데
민주주의라면 원칙적으로 유권자의 선택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올해는 대통령을 뽑는 해이다. 대통령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뀔 것 같은데,
지나고 나면 바뀐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IMF 구제금융 이후, 대통령이 누구건 국민소득과 복지수준은 상승하였고
출생률은 하락하였다.
좋아지는 부분은 계속 좋아지고 나빠지는 부분은 계속 나빠지게 마련이다.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구르지 않았던 셈이다.
올해의 선택으로 국민소득은 계속 증가하고,
미래세대에도 희망이 생겨 아이 낳아 기르고 싶은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좋은 돌은 그대로 있고 나쁜 돌은 뽑혀 굴러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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