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봄 / 주병권

甘冥堂 2022. 4. 12. 18:54
봄 / 주병권 (1962~)

지난 시절은 돌아오지 않아도
지난 계절은 돌아오고
시든 청춘은 다시 피지 않아도
시든 꽃은 다시 피고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아도
빈 술잔은 채워지고



지난 계절, 시든 꽃, 빈 술잔...
다시 돌아오고, 다시 피고, 다시 채워진다지만
그게 처음 것만 같겠는가?
옛글을 인용하며 마음을 달래본다.


年年歲歲花相似 (년년세세화상사)
歲歲年年人不同( 세세년년인부동)

해마다 해마다 꽃은 다시 피건만
해마다 해마다 사람은 같지 않네.

문틈으로 봄이 지나가는 것이
白駒過隙(백구과극) 같으니
이를 서러워하며 술잔을 비운다


인생의 한 세상은
마치 흰말이 달려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처럼 순식간이다.
어찌 스스로 괴로워하는 데 이르는 것이 이와 같은가.
(人生一世間, 如白駒過隙,
何至自苦如此乎.)」
《사기(史記) 〈유후세가(留侯世家))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머무는 바 없이 청하여라  (0) 2022.04.13
어느날의 커피  (0) 2022.04.12
행복에 이르는 길  (0) 2022.04.11
보수주의자의 신조  (0) 2022.04.10
어젯밤 꿈  (0) 2022.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