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네가 걸어온 길이 너의 삶이 될지니

甘冥堂 2024. 1. 24. 12:11

신화의 세계 「오디세이아」
 
「오디세이아」는 ‘트로이의 목마’라는 기상천외한 작전을 생각해 내어 전쟁을 승리로 이끈
그리스의 장수 오디세우스가 전쟁을 마치고
자신의 고향 이타카로 돌아는 험난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타카로 여행을 떠날 때
기도하라, 그 길이 모험과 배움으로 가득한
긴 여정이 되기를
라이스트리고네스와 키클롭스
분노에 찬 포세이돈을 두려워하지 말라
 
야만족 라이스트리고네스의 무자비한 공격.
애꾸눈 거인족 키클롭스의 동굴에서 부하들을 잡아먹히고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파도와 비바람으로
오디세우스의 귀향을 무려 10년이나 지체시킨다.
 
우리 모두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 중에 잇는 오디세우스이다.
 
너의 정신이 고결하고
너의 영혼과 육체에 숭고한 감정이 깃들면
그들은 너의 길을 가로막지 못하리
네가 그들을 영혼 안에 들이지 않고
너의 영혼이 그들을 앞세우지만 않으면
라이스트리고네스와 키클롭스와 사나운 포세이돈
그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으리
 
장애물과 위험이 출몰하지만 너의 생각이 드높고,
네가 그것들을 너의 정신 안에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너의 길을 가로막지 못하리라는 선언은 깊은 통찰이다.
초라하고 비굴한 삶은 우리가 그것들을 안으로 받아들일 때만 일어난다.
 
기도하라, 그 길이 긴 여정이 되기를
큰 즐거움과 큰 기쁨을 안고
처음 본 항구로 들어가는
여름날 아침이 수없이 많기를
 
나는 목표지점이 가능한 한 가까이 있기를 바랐었다.
우회로가 아닌 직선길로 가기를 원했다.
얼른 목적지에 도착해야만 진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목적지에 이르는 과정이 곧 나의 삶이라는 걸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도중의 항구들은 즐겁지 않았고, 목적지에만 매달렸다.
우리의 인생 자체가 오디세이아이며 삶의 묘미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나는 여행을 통해 배웠다.
 
페니키아 시장에서 길을 멈추고
멋진 물건들을 사라
진주와 산호와 호박과 흑단
온갖 종류의 감각적인 향수를
가능한 한 많은 관능적인 향수를
이집트의 여러 도시들에 들러
그곳의 현자들에게 배우고 또 배우라
 
이해는 머리가 아니라 경험을 통해 얻어진다. 살아있는 동안 경험 속으로 뛰어들고,
살아 있는 동안 삶을 이해하라고.
신은 우리를 위해 많은 가게들을 열어 놓았다. 그 가게들을 섭렵하라.
멋진 물건들을 사고 감각을 추구하라.
그리고 그 가게들 끝에 있는 현자를 만나는 것도 잊지 말라. 
그 현자들에게 배우고 또 배우자.
 
언제나 이타카를 마음에 두라
그곳에 도착하는 것이 너의 최종 목표이니
그러나 결코 서두르지는 말라
여행은 여러 해 계속되는 것이 좋다
그리하여 늙어서 그 섬에 도착하는 것이 더 나으니
너는 길에서 얻은 모든 것들로 이미 풍요로워져
이타카가 너를 풍요롭게 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으리
 
왜 오디세우스는 집으로 가기 위해 그토록 험난한 여행을 해야만 했는가?
인생을 살면서 나는 차츰 깨달았다. 어느 곳을 가고 있든 내가 집으로 향하고 있음을.
인간은 모두 자신의 집에 이르기 위해 여행하고 있음을.
집으로 향하는 멀고 긴 여정, 그 여정이 곧 진리발견의 길이고 자아실현의 과정이다.
 
여행이 풍요롭고 신기함으로 가득 찬 사람은 목적지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미 그 자신이 멋진 삶을 누렸기 때문이다.
후회 없이 살고 치열하게 추구한 사람은 더 바라는 것이 없다.
그는 깨달음에 도달하지 않아도 개의치 않는다.
 
이타카는 너에게 아름다운 여행을 선물했다
이타가가 없었다면 너는 길을 떠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제 이타카는 너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
 
모든 위험을 극복하고 오디세우스는 10년 만에 아내와 자식이 기다리는 고향에 도착한다.
 
「오디세이아」는 청춘의 출발이며, 노년의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서사시이다.
우리 각자는 책이나 영적 가르침을 통해서가 아니라
인생의 전 과정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오디세우스이다.
 
설령 이타카가 보잘것없는 곳일지라도
이타카는 너를 속인 적이 없다
너는 길 위에서 경험으로 가득한 현자가 되었으니
이타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미 이해했으리라.
 
이름난 장소를 찾아가지만 막상 도착해 보면 실망할 때가 있다.
명성에 비해 그곳의 보잘것없음에 허무해진다.
그러나 그 장소들은 우리를 유혹해 그곳에 이르는 멋진 여정을 선물했다.
따라서 우리는 목적지에 속지 않은 것이다.
보잘것없는 곳이든 웅장한 곳이든 그 목적지들이 가진 목적은
우리에게 그곳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선물하는 일이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삶을 경험하고 깨달음을 얻는다.
이것이 모든 목적지들이 숨기고 있는 참된 의도이다.
 
우리 각자의 삶은 한 편의 「오디세이아」 이다.
그 대서사시의 완성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각자의 이타카 여행이어야 한다.
그 길에서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 우리의 순례이다.
당신의 이타카는 무엇인가?
당신은 그 이타카로 가는 길 어디쯤에 있는가?
 
 
 
류시화 시인의 책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를 읽으며 많은 것을 느꼈다.
나도 어떤 명상의 세계를 찾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
인도여행을 특히 바라나시를 다시 가고 싶게 만들기도 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드 와인의 효능  (1) 2024.01.25
전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국가는?  (0) 2024.01.24
가난.부자에 관한 속담  (1) 2024.01.23
이별  (1) 2024.01.22
죽어서 가져갈 것들  (0) 2024.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