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인들의 川柳(센류)>
川柳는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로
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다.
주로 풍자나 익살이 특징이다.
일본 노인들을 대상으로 응모한 센류 당선작.
1.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2. 전구
다 쓸 때까지
남지 않은 나의 수명.
3. 종이랑 펜
찾는 사이에
쓸 말 까먹네.
4. 세 시간이나
기다렸다 들은 병명
"노환입니다"
5.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6. 자명종
울리려면 멀었나
일어나서 기다린다.
7. 연명치료
필요없다 써놓고
매일 병원 다닌다.
8. 만보기 숫자
절반 이상이
물건 찾기.
9. 몇 가닥 없지만
전액 다 내야 하는
이발료.
10. 눈에는 모기를
귀에는 매미를
기르고 있다.
11. 쓰는 돈이
술값에서 약값으로
변하는 나이.
12. 젊게 입은 옷
자리를 양보받아
허사임을 깨닫다.
13. 이봐 할멈!
입고 있는 팬티
내 것일세.
14. 일어섰다가
용건을 까먹어서
다시 앉는다.
15. 분위기 보고
노망난 척해서
위기 넘긴다.
16. 무농약에
집착하면서
내복약에 쩔어 산다.
17. 자동응답기에 대고
천천히 말하라며
고함치는 아버지
18. 전에도 몇 번이나
분명히 말했을 터인데
"처음 듣는다!"
19. 할멈!
개한테 주는 사랑
나한테도 좀 주구려.
20. 심각한 건
정보 유출보다
오줌 유출.
21. 정년이다.
지금부턴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지.
22. 안약을 넣는데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린다.
23. 비상금
둔 곳 까먹어
아내에게 묻는다.
24. 경치보다
화장실이 신경 쓰이는
관광지
25. 손을 잡는다.
옛날에는 데이트
지금은 부축
26. 이 나이쯤 되면
재채기 한 번에도
목숨을 건다
27. 환갑 맞이한
아이돌을 보고
늙음을 깨닫는다
28. 자, 출전이다
안경 보청기
틀니 챙겨라
29. 똑같은 푸념
진지하게 듣는 건
오직 개뿐
30. 아내는 여행
나는 입원
고양이는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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