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꽃병과 약병 사이

甘冥堂 2024. 4. 14. 12:45

사라져 가는 것은 아름답다
연분홍 벚꽃이 떨어지지 않고 항상 나무에 붙어 있다면

사람들은 벚꽃 구경을 가지 않을 것이다.
활짝 핀 벚꽃들도 한 열흘쯤 지나면 아쉬움 속에서 하나 둘 흩어져 떨어지고 만다.

사람도 결국 나이가 들면 늙고 쇠잔해져 간다.
사람이 늙지 않고 영원히 산다면 무슨 재미로 살겠는가?

이 세상 가는 곳곳마다 사람들이 넘쳐 나
발 디딜 틈도 없이 말 그대로 이 세상은
살아있는 생지옥이 될 것이다.

사라져 가는 것들에 아쉬워하지 마라.
꽃도,
시간도,
사랑도,
사람도,
결국 사라지고(vanish) 마는 것을···

사라져 가는 것은
또 다른 것들을 잉태하기에 정말 아름다운 것이다.

흐르는 물은 내 세월 같고,
부는 바람은 내 마음 같고,
저무는 해는 내 모습과 같으니
어찌 늙어보지 않고 늙음을 말하는가?

육신이 칠팔십이 되면 무엇인들 성 하리오.

둥근 돌이 우연일 리 없고,
오랜 나무가 공연할 리 없고,  
지는 낙엽이 온전할 리 없으니

어찌 늙어 보지 않고 삶을 논하는가?
인생 칠팔십이 되면 가히 천심(千心) 이로다.

세상사 모질고 인생사 거칠어도
내 품안에 떠 가는 구름들아!
누구를 탓하고 무엇을 탐 하리오...

한평생 살면서 옳은 친구 한 명만 있어도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는데...

그 누군가가 말했다.
내가 죽었을 때 술 한잔 따라주며
눈물을 흘려줄 그런 친구가 과연 몇명이 있을까?

잠시 쉬었다 가는 인생
어쩜 사랑하는 인연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
노년의 친구가 아닐까?

살면서 외롭고 힘들고 지칠 때
따뜻한 차 한잔에 우정과 마음을 담아주는
그런 친구가 당신 곁에 몇명 있는가..(?)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
우리는 "가슴 따뜻한 친구" 가 됩시다.
오늘도 당신은 좋은 일만 있을 겁니다.

 


(문무학님의 시) 인생의 주소


젊을 적 식탁에는 꽃병이 놓이더니
늙은 날 식탁에는 약병만 줄을 선다.

아! 인생
고작 꽃병과 약병 그 사이인 것을...!

(단톡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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