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이 읊었다.
"아! 인생
고작 꽃병과 약병
그 사이에 있던 것을.."
덧없는 삶, 순식간에 사라지는 젊음을 이렇게 노래했다.
생각해 보니
인생이 꽃병과 약병 사이라는 것은
그래도 행복한 삶이다.
예쁘지 않은 꽃이 세상에 어디에 있으랴.
그 아름다운 꽃병 사이에서 살았으니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반면 고달픈 인생살이는 어떨까?
꽃병은 커녕 빈병도 없는 삶.
그 삶에 술마저 없었다면 어떻게 견뎠으랴.
늙으면 누구나 약 한 두 가지는 먹게 된다.
각종 노환으로 약병을 끼고 산다.
어쩔수 없는 삶이다.
이 순간 되돌아보니
꽃병과 약병 사이
술병과 약병 사이
그 무슨 차이가 있을까,
꽃도 예쁘고, 술은 더 즐거운데
꽃과 술.
그 둘이 같이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
한 옛날
봄꽃 만발한 들녘에서
한잔 술에 어리하여
춘심이 무릎 베고
콧구멍 올려보던 때가 엊그제 같건만...
'사이' 틈새여!
없어져라.
꽃길만 이어지고
술통만 이어지거라.
약병이여!
사라지거라. 제발 내 곁에서.
지는 해, 떠나는 마당에
네 도움 따위는 필요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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