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여(三餘)와 세 마리의 물고기
위지(魏志) 왕숙전(王肅傳)의 동우(董遇)에 얽힌 고사를 소개합니다.
옛날 한 농부가 학문 높은 선비인 동우(董遇)를 찾아와서 공부 배우기를 청했습니다.
그러자 동우(董遇)가 말했습니다.
“백 번 책을 읽으면 뜻을 스스로 터득할 터이니 먼저 책을 읽는 것이 어떻겠소."
그 말을 듣고서 농부가 말했습니다.
“저는 농사일이 바빠서 도저히 책을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그러자 동우(董遇)가 말했습니다.
“농사일이 아무리 바쁘다지만,
겨울은 1년의 여분(餘分)이고,
비 오는 날은 맑은 날의 여분이고,
밤은 낮의 여분이니 어찌 시간이 없다고 하는가?”
이 이야기에 연유하여 ‘삼여(三餘)’라는 말이 생겨났고,
학문하는 사람들에게 그러한 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세 마리의 물고기를 그린 것이 선비들 간에 사랑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물고기를 그렸을까요?
그 이유는 ‘남을 여(餘)자’와 ‘물고기 어(魚)자’의 중국식 발음이 서로 같아서,
물고기 세 마리를 ‘삼여(三餘)’의 의미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인생 삼여(三餘)'란 말도 있습니다.
사람은 '평생'을 살면서
하루는 '저녁'이 여유로와야 하고,
일년은 '겨울'이 여유로와야 하며, 일생은 '노년'이 여유로와야 하는, 이러한 세 가지 '여유로움'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학문에 필요한 세가지 여유, 삼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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