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자식이 400명

甘冥堂 2024. 12. 18. 16:34

가난한 서민이 자식 하나를 두었는데, 갖은 노력 끝에 명문대를 졸업했다.
사는 것이 이제는 좀 나아지려나 부모님은 큰 기대를 하였다.
자식은 제갈길 바빠 서울에 살고 부모는 여전히 시골집에 머물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한 스님이 찾아왔다.

깍듯이 인사를 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바로 아들놈이었다.
부모는 거의 기절을 했다.
우리 아들이 왜. 어쩌다 중이 되었노?

십수 년이 흘렀다.
어린아이 두 명이 시골집으로 찾아와 "할아버지"하며 깍듯이 인사를 올리는데
그 옆에 엄마인듯한 여인이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그 사연을 말했다.

"얘들 아버지는 바로 ㅇㅇ사 스님입니다.
그분이 일찍이 출가하기 전에 정자기증을 했는데.
지금 저 애들이 바로 그 스님의 자식들입니다."

부모는 놀랐다.
가지고 온 유전자검사서에도 분명히 집안의 피가 흐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후에 확인을 해 보니 중이 된 아들의 자식이 무려 400명이나 된다고 했다.

명문대를 나온 그 스님의 좋은 머리를 부러워한 많은 여인들이
그의 정자를 받아 애기를 생산한 것이었다.
그 스님.
400명을 낳을 수 있는 양의 정자를 쏟았으니 얼마나 대단한가?"
 
 
이 이야기는
오늘 뚝섬역 어느 음식점에서 부부 4명이 하는 얘기를 들은 것이다.
그들 중 한 명이 그 스님의 아버지와 친구라 했다.
 
그 친구(스님의 아버지)가 말하길,
"이렇게 많은 손자를 본 것은 세상에 나 뿐일 것이다.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지 않아 인구절벽 상태인 사회에서
이런 이야기나마 들을 수 있다는 게 다행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머리 나쁜 사람이 들으면 자존심이 상할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