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고야 말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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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도 나름 잘 알려진 번역과 해석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왜 슬퍼하는가?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 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훗날 소중하게 여겨지리라
시란 것이 쓰여진 언어 그 자체로 읽고 이해하여야
그나마 덜 왜곡된 연상을 할 것이나,
내가 러시아어를 모르니, 영어로 번역된 버전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여
가장 많이 알려진 영어로 쓰인 두 버전을 가져와 보았다.
영어 버전은 그냥 그렇다. 역시나 우리말이 시에는 더 적합한 언어라고 믿어진다.
Should this life sometime deceive you,
Don't be sad or mad at it!
On a gloomy day, submit:
Trust - fair day will come, why grieve you?
Heart lives in the future, so
What if gloom pervade the present?
All is fleeting, all will go;
What is gone will then be pleasant.
(Translated by Genia Gurarie)
...
If by life you were deceived,
Don't be dismal, don't be wild!
In the day of grief, be mild
Merry days will come, believe.
Heart is living in tomorrow;
Present is dejected here;
In a moment, passes sorrow;
That which passes will be dear.
(Translated by M. Kneller)
푸쉬킨에 관한 일화 한가지를 이야기 해 보자면...
한겨울 모스크바 광장에서 그는 한 명의 걸인을 보게 되었다.
불쌍하긴 하지만 걸인은 그 혼자만이 아니었기에
사람들은 그냥 외면하고 말았다.
가만히 지켜보던 푸쉬킨이 걸인에게
“나 역시 가난하여 당신에게 줄 돈은 없소. 대신 글을 하나 적어 주겠소.
그걸 몸에 붙이고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길거요.”라고 말하며
종이에 뭔가 적어 거지에게 주고 사라졌다.
며칠 후 푸쉬킨은 그 걸인과 다시 마주쳤고, 걸인이 말하기를
"그 종이를 붙였더니 그 날부터 깡통에 많은 돈이 쌓였습니다”라고 말을 하였다.
과연 푸쉬킨이 적어 준 글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겨울이 왔으니 봄도 멀지 않으리!’였다고 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의 싯구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처럼
사람들은 그 걸인이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는 사람으로 생각하고는
응원의 뜻으로 기꺼이 도와주었던 것이다.
푸쉬킨은 결투를 하다가 죽었다.
(그의 죽음도 낭만적이었노라 말 할 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푸쉬킨 나이 서른에 당시 열 여섯살의 나탈리야 곤차로바와 결혼을 했는데
나탈리야는 사교계의 여신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그녀가 스물 네살되던 해에 프랑스 장교 당테스와 눈이 맞았고,
이 추문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널리 퍼져 사람들이 푸쉬킨을 조롱하기까지 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푸쉬킨은 당테스에게 결투 신청을 하게 된다.
당테스가 나탈리야의 언니인 카타리나와 결혼하겠다고 하여
결투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당테스는 오히려 나탈리야와의 연인 관계를 공개적으로 드러내었다.
푸쉬킨에게는 오직 결투만이 명에 회복의 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테스는 경상을 입었을 뿐이지만,
푸쉬킨은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이틀 후 사망하였다.
그가 죽기 전에 남긴 마지막 말은 "끝장이다! 내 목숨!" 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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