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나는 어떤 '노인'일까?

甘冥堂 2025. 9. 5. 17:45

태어나서 살다가 늙고 병이 들어
죽음에 이르는 길은 생로병사로 정리된다.
젊은이들에게 노년은 먼 얘기 같지만
시간이 거꾸로 흐르지 않는 한 언젠가는 온다.

노인의 모습을 언어유희를 통해 풀어보면 참 흥미롭다.
먼저 '사람이 아니다' 의 노인이다.
노인 (No人)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혜를 쌓지 못해 반사회적 행동과 언행으로
주변 사람이나 후손, 후배들에게 폐를 끼치는 노인을 말한다.
집안에서도 배척당할 때도 많다.

'화만 내는 사람' 이라는 뜻인 노인(怒人)이 있다(怒 : 성낼 노)
주변에 권위만 내세우고 자기 경험만 앞세우는고집 불통 또는
편집증적인 사고방식으로젊은 세대와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을 말한다.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노인(駑人)도 환영받지 못한다.
여기서 노(駑)는 둔하다는 의미다(駑 : 둔한 말 노)

시간만 축내며 인생의 주인이 되지 못한 노인(奴人)도 많다.
여기서 노(奴)는 '시간의 노예'라고 생각한다(奴 : 종 노)
그 밖에도 쇠뇌처럼 강인한 노인(弩人), (弩 : 쇠뇌 노)
갈대처럼 흔들리는 노인(蘆人), (蘆 : 갈대 노)

길에서 치매로 헤매는 노인(路人), (路 : 길 로)
화로 옆에서 정담을 나누는 노인(爐人),(爐 : 화로 노)
하루종일 집에서 밥그릇만 축내는 노인(盧人)도 있다.(盧 : 밥그릇 노)

반면에 젊은 세대가 스승으로 삼아야 할 노인들도 있다.
'노력하는 사람'이란 뜻인 노인(勞人)은 80세 고령에도
글을 배우려고 학교를 다니는할머니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할아버지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인생 목표를 '공부'라고 꼽는다.(勞 : 일할 노)

또 나이 들어서도 쉬지 않고 일을 하는 노인(努人)도 있다.(努 : 힘쓸 노)
'베푸는 사람'이라는 뜻인 노인(露人)도 있다.
여기서 '노(露)'는 이슬이라는 뜻 외에 '은혜를 베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빈손으로 떠나는 분들과
인생에서 쌓은 지혜와 경험을 전승하는 분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1개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표현이 있다.

소크라테스는
"노인들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인생의 길을 먼저 지나왔다.
앞으로 겪어야 할 삶이 어떠할지는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다" 라고 말했다.
그의 성찰이 새삼 우울하게 느껴지는, 세대 갈등과 불통이 극심한 오늘의 한국에 우리가 살고있다.

나는 어디에 속한 노인일까?
한번 쯤 생각 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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