唐詩 300首 飜譯

過賈誼故宅 / 劉長卿

甘冥堂 2013. 3. 9. 09:20

188. 長沙過賈誼故宅 / 劉長卿

장사에서 가의의 집에 들러

 

三年謫宦此棲遲, 폄적되어 삼년을 이곳에 머물었는데,

萬古惟留楚客悲. 만고에 초나라 나그네의 슬픔만 남겨 놓았네.

秋草獨尋人去後, 사람들 떠난 뒤에 가을 풀숲을 홀로 찾으니,

寒林空見日斜時. 차가운 숲속에 해 지는 모습만 보인다.

漢文有道恩猶薄, 도의가 있는 한나라 문제도 은혜가 오히려 박절했거늘,

湘水無情弔豈知. 무정한 상강이야 조문할 줄 어찌 알겠는가.

寂寞江山搖落處, 적막강산에 낙엽 흔들려 떨어지는 곳인데,

憐君何事到天涯. 가련한 그대여 어이하여 하늘 끝까지 오셨는가.

 

賈誼故宅: 西漢 賈誼가 일찍이 폄적되어 長沙王太傅가 되었다. 가의의 집은 縣南 60보에 있었다고 기록에 있다. 유장경은 두 번 폄적 당했으며, 이 시는 江西로 폄적된 이후 쓴 것이다.

三年謫宦(삼년적환): 가의는 장사왕 태부를 3년이나 했다. 棲遲(서지): 머물다.

 

楚客(초객): 초나라 땅에서 폄적 생활을 한 가의를 가리킨다. 寒林空見日斜時:<史記. 屈原賈生列傳>에 쓰여 있기를, 가의가 장사에 있을 때, 부엉이가 거실로 날아 들어오니, 스스로 상서롭지 않다고 여겨, 이에<鵩鳥賦(복조부)>를 지었다. “庚子日도 저물 무렵 부엉이가 내 집에 들어왔네. 들새가 집으로 들어오니 주인이 장차 나갈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작자는 여기에서 그 말을 쓰고 있으며 경물을 대하니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이다.

 

漢文: 漢 文帝. 그는 비록 밝은 군주라 칭해지지만, 가의를 중용하지는 않았다.

豈知: 어찌 알겠는가. 가의가 湘水를 건널 때, 일찍이 굴원을 조문하는 시를 지었다.

搖落(요락): 흔들려 떨어지다. 가을경치가 황량하다.

: 표면적으로는 가의를 가리키면서 이면으로는 작자 자신도 가리킨다.

到天涯: 폄적되어 아주 먼 곳에 이르렀다. 여기서는 長沙를 가리킨다.

 

시는 작자가 潘州(지금의 광동 東茂名市)로 부임하는 길에 장사를 지나면서 지은 시 같다. 수련은 가의가 귀양살이 한 것을 써, “萬古"에 슬픔이 남는다. 가의를 분명하게 써서, 자신이 귀양살이 가는 것을 암시했다. 함련에서는 고택이 쓸쓸하고 영락한 모습을 그려, “秋草, 寒林, 日斜"로 한 줄기 암연한 기상을 썼다.

 

경련에서는 賈誼의 소외됨과, 그때 굴원을 조문한 것을 빌어 은근히 자기와 관계를 지으며, 가의를 조문하는 것에 기탁했다. 미련에서는 가의 집 앞을 배회하며, 해 저무는 것이 더욱 짙어지고, 가을 색이 더욱 깊어지는 것을 가지고, 天涯의 슬픔과 탄식을 완곡하게 토로했다.

 

 

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