烏江十五兄兼示符離及下邽弟妹 / 白居易

200. 自河南經亂,闗内阻飢, 兄弟離散, 各在一處.

因望月有感, 聊書所懷, 寄上浮梁大兄, 于濳七兄,

烏江十五兄兼示符離及下邽弟妹                   /      白居易

 

하남에서 전쟁을 겪은데다가 관내가 흉년이 드는 바람에 형제가 이산하여 각처에 있으니. 달을 바라보고 감회가 있어, 애오라지 소회를 글로 써서 부량 큰형, 우잠의 칠형. 오강 십오형, 부리 및 하규의 형제자매에게 보낸다.

 

時難年荒世業空, 시절이 어렵고 해마다 흉년들어 선조의 유산은 없어지고,

弟兄羇旅各西東. 형제는 유랑하며 동서로 흩어졌네.

田園寥落干戈後, 전쟁이 끝난 후 전원은 쓸쓸하고,

骨肉流離道路中. 골육들 길거리에 정처 없이 떠돌아다닌다.

弔影分為千里鴈, 분산된 그림자 돌아보니 불쌍하여 천리 기러기 되었고,

辭根散作九秋蓬. 뿌리 뽑혀 흩어진 가을 쑥이 되었네.

共看明月應垂淚, 밝은 달 바라보며 응당 눈물 흘릴 터이니,

一夜鄉心五處同. 밤새도록 고향 생각 다섯 곳이 같겠구나.

 

 

이 시는 작자가 吳越에 피난시 지은 것이다.

河南經亂: 정원15년(799) 월 선무군절도사 董智 部下가 반란을 일으켰고, 3월에 彰義軍절도사 吳少誠이 반란을 일으키니 모두 하남 경내였다.

闗内: 道內. 지금의 섬서, 감숙 일대.

阻飢:(조기) 간난한 시대로 인하여 기황이 들었다. <尙書. 舜展>에“黎民阻飢"라는 말이 나온다.

浮梁大兄: 백거이의 큰형 백유문이 일찍이 부량 主簿를 지냈다. 부량은 지금의 강서 景德鎭.

于濳七兄: 백거이의 사촌형으로 우잠위를 지냈다. 우잠은 지금 절강 臨安縣.

烏江十五兄: 백거이의 사촌형이 오강 주부를 지냄. 오강은 지금의 안휘 和縣.

符離: 당나라 때 宿州에 속해, 즉 지금의 안휘 숙현 符篱集(부리집). 백거이家는 일찍이 이곳에 살았다.

下邽(고을 이름 규): 지금 섬서 위남현의 下邽鎭. 백거이의 고향이다.

 

世業: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선조의 유산.

羇旅(타향살이할 기. 나그네 려): 길거리에서 유랑하다.

寥落(요락): 쓸쓸하다. 적막하다.

干戈: 고대의 두 종류의 병기. 여기서는 전쟁을 대신하여 가리킨다.

弔影: 그림자 돌아보니 스스로 불쌍하다는 뜻.

千里鴈: 옛날 사람들은 항상 기러기 날아가는 것을 형제에 비유했다. 이 구절은 형제자매가 각자 분산되어 멀리 떨어져 있어, 자기의 그림자를 보고 스스로 한탄하여, 고독함이 배가 된다.

 

辭根(사근): 쑥이 뿌리와 떨어져 날아가 흩어진다.

九秋: 깊은 가을.

蓬(봉): 쑥. 옛날 사람들은 항상 草木同根으로 형제를 비유했으며 蓬草離根飛散을 자식이 집을 떠나고 형제가 분산 하는 것에 비유했다.

鄉心: 고향 생각. 이 두 구절은 오늘 밤 다섯 곳에 분산된 친척들이 멀리 밝은 달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겠지. 온 가족이 고향 생각하는 마음은 모두 같은 것이니까.

 

이 시는 서정시로 당 덕종 정원16년(800) 가을에 지은 것이다. 그때 시인은 부리(안휘 숙현)에 도착하였는데 일찍이 <亂後過流沟寺>시에 있으며, 유구사는 바로 부리에 있다. 제목 중에 “弟妹"는 시인 자기는 부리에 있고, 여기로 다섯 군데에 흩어져 있는 형제들이 모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원 15년(799) 봄, 선무절도사 동지가 죽은 후 부하가 반란을 일으키고, 이어 中. 光. 蔡 등 州節度使 吳少誠이 또 반란을 일으켰다. 당 조정에서는 16道 병마사를 파견하여 공격하였는데 전쟁은 하남 경내에서 일어났다. 당시 남방의 漕運(배로 실어 나르는)을 하는 데 있어, 하남은 주요한 운송 경과지 관내였다. “河南經亂"으로 말미암아 “闗内阻飢"의 결과를 낳았다.

 

시의 뜻은 난리가 난 후, 형제자매를 懷念하는 뜻을 썼다. 시는 白描수법으로, 평이한 일상어를 사용하여, 사람들이 모두 공유하고 있으나 오히려 모든 사람들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닌, 진실한 감정을 서술했다. 언사가 깨끗하고 수려하며 조탁하여 꾸미지 않고, 句句가 주제에 맞으며, 의미가 깊어 정감 있는 운율이 사람을 감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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