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네에서도,
어떤 나무에는 꽃이 만발하고 응달의 다른 나무들은 아직도 봄기운을 느끼지 못한 듯 잔뜩 움추려 있다.
며칠 날씨가 따뜻하다가 어제 저녁부터 쌀쌀하더니 꽃샘추위가 몸을 움추리게 한다.
봄 날씨에 바람이 부는 것은 당연한 것.
바람이 불어야 꽃이 피고, 변덕을 부려야 꽃 나무들이 긴장하여 건강해지는 것이니.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러므로 옛 선인들도
花發多風雨 라. 꽃이 피면 비바람도 많은 법이라 하지 않았겠나?.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이 사진을 보내면서
사철가 한 구절을 함께 보낼까 하다가, 읽는 이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두려워 글은 지워버리고 사진만 보냈다.
모임에는 아직 50대 초반도 있어서, 이런 류의 글들은 그들의 정서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공연히 마음만 우울하게 만들지 않을까 해서다..
(단가) 사철가에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어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 하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허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줄 아는 봄을 반겨 한들 쓸 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사뭇 애닲다.
이런 정도의 느낌은 8~90 대 노인들에게나 어울리는 것.
아직 初老의 나이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꽃을 보며, 사철가 가사가 불연듯 떠오른 것은 무슨 이유일까?
早老인가?
멀리 유학을 떠난 학우가 생각난다.
젊지 않은 나이에 어학연수를 떠나다니, 그 용기가 대단하다.
그가 앉았던 자리가 휑하다.
우리 속담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데. 그 말과 어찌 그리 똑 같은가?.
그를 위해 한 구절의 口羅를 풀지 않을 수 없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국을 끓이다가 국자를 던져버리고 떠난
한 여인을 얘기해야 한다. ㅎ
... 3월 하순.
어느 봄날의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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