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推敲(퇴고)

甘冥堂 2018. 2. 15. 09:49


鳥宿池邊樹 (조숙지변수)   새는 연못 가 나무에 자고

僧推月下門 (승퇴월하문)   중은 달 아래 문을 민다.


이 때 가도는 '문을 민다[推]'라고 할지, 두드린다[]고 할 지 손을 내저으며 써 보다가

불식간에 한유(韓愈)의 행차와 충돌하였다.

한유 앞으로 끌려간 가도가 사실대로 이야기하자, 한유는 노여운 기색도 없이 한참 생각하더니

"역시 민다는 퇴()보다는 두드린다는 고()가 좋겠군." 하며

가도와 행차를 나란히 하였다고 한다.


문을 민다[推]'라고 할지, 두드린다[]고 할 지.

推敲(퇴고)의 유래다.




요즘 책 두 권을 번역해 놓고,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손을 놓고 있다.

그 두꺼운 책을, 한 번 다시 읽어보는 것도 힘이 드는데,

그걸 돋보기를 치올리며 자세히 검토한다는 건, 솔직이 힘에 부친다.

이를 어쩌지?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출판사에 보내기 앞서,

100번이나 퇴고의 과정을 거쳤다고 하는데,

감히 견줄 방법이 없다.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모든 사람은 천재다.

하지만 물고기들을 나무타기 실력으로 평가한다면

물고기는 평생 자신이 형편없다고 믿으며 살아갈 것이다."하는 말을 남겼다.


물고기를 원숭이에 비한다면, 너무 심한 고문이 아닌지?

나를 위로하는 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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