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아들의 옷 / 김유제

甘冥堂 2022. 9. 29. 12:17

아들이 입다가
작아져 두고 간
티셔츠를 입고 작업을 한다
힘이 난다
함께하니 힘이 난다
든든하여 힘이 난다
아들의 옷은
바위 부수는 철갑옷이다.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정이 철철  넘친다.
아들이 키가  커져  입을 수 없는 낡은 옷을 입고서
그 대견함과 뿌듯함을 이렇게 표현
했다.
어느틈에 벌써 애비보다 더  컷구나.
장하다, 내 아들.
네가 있어 애비가 이렇게 바위도  부술 정도의 힘이나는구나.
고맙다. 아들아.

이글을 읽으며 어느 백수는 이렇게   빈정된다.


아들이 입다가
낡아서 두고간
바지를 입고 작업을 한다
불편하다
너무 커서
멜빵을 해도 흘러내린다
줄이는 값이 더 들어갈까
몇 번을 걷어서 입는다
아들의 옷은
꼰대를 자린고비로 만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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