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山行 - 서리 맞은 단풍이 봄꽃보다 붉구나

甘冥堂 2022. 11. 17. 15:24

山行 / 杜牧

遠上寒山石徑斜 (원상한산석경사)
한산 위에 오르니 멀리 돌길이 비껴 있고
白雲生處有人家 (백운생처유인가)
흰구름 이는 곳에 인가가 있네.
停車坐愛楓林晩 (정거좌애풍림만)
해질녘 단풍숲이 좋아 수레를 멈췄더니
霜葉紅於二月花 (상엽홍어이월화)
서리맞은 나뭇잎이 이월의 꽃보다 붉구나


두목(杜牧, 803-852)은 당나라의 시인이다.
그가 지은 시 산행(山行)을 읽노라면
마치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 산등성이에서 단풍을 바라보는 듯
한폭의 동양화가 그려진다. .

단풍은 그 빛깔이 참으로 아름답지만
머지않아 떨어지기에 깊은 아쉬움도 남긴다.
그래서 때로는 봄꽃보다 더 아름다워 보인다.
하물며 서산에 해 질 무렵의 붉은 단풍이랴.

인생으로 말하자면 봄꽃이 젊음이 넘치는 청년이라면
서리 맞은 잎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인을 가리킨다.

활력이 넘치고 미래에 대한 꿈이 가득한 청년도 아름답지만,
세월의 풍상 속에서 삶의 지혜가 곱게 물든 노인에게는 그보다 깊은 아름다움이 있다.

霜葉紅於二月花 (상엽홍어이월화)
서리맞은 나뭇잎이 이월의 꽃보다 붉구나.

과연 천하 절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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