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楓橋夜泊 / 장계(張繼)

甘冥堂 2023. 11. 29. 11:48

   
풍교야박(楓橋夜泊) / 張繼
 
月落烏啼 霜滿天 (월락조제 상만천)
달은 지고 까마귀 우는데 찬 서리 하늘 가득 내리네
江楓漁火 對愁眠 (강풍어화 대수면)
강변 풍교 아래 고깃배 등불 바라보다 시름 속에 자리에 누우니,
姑蘇城外 寒山寺 (고소성외 한산사)
고소성 밖 한산사에서
夜半鐘聲 到客船 (야반종성 지객선)
한밤중에 울리는 종소리 객선에 까지 이르네.
 
(啼 ; 새가 울 . 풍교(楓橋) ; 서호에 있는 다리 이름)
 


❉ 고소대와 한산사(寒山寺) 이야기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동쪽 멀리 조선에 까지 영향을 미쳐,
전국적으로 많은 마을에 고소산, 고소성, 한산사 등의 이름이 면면히 내려오고 있다.
 
臥薪嘗膽. 吳越同舟. 西施와 관련된 이야기
 
춘추시대 월나라 왕 구천(勾踐)과 오나라 왕 합려(闔閭)의 전쟁에서 합려는 적의 화살에 부상한 상처가 악화되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는데, 임종(臨終)때 아들 부차(夫差)에게 반드시 월나라 구천을 처서 원수를 갚으라고 유명(遺命) 하였다.
 
오나라 왕이 된 부차는 아버지의 유언을 잊지 않으려고 책사(策士) 오자서와 손자병법의 주인공 손무(孫武)의 도움아래, 
평소에 잠자리도 편히 잠을 자지 않고, 항상 장작더미 위에 누워 자면서 (- 와신 臥薪) 힘껏 노력한 끝에 결국은
월나라와의 전쟁에서 이기게 되었다.
 
부차와의 전쟁에서 패한 구천은 후일을 도모하기 위하여, 베옷을 입고 나와 항복하였으며, 
오왕 부차는 구천으로 하여금 자신의 아버지인 합려의 무덤을 돌보는 일을 시켰다,
이때, 오자서(伍子胥)는 구천을 죽여서 후환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월나라의 뇌물을 먹은 재상 백비의 권유로 월왕 구천을 살려주게 되고,
오히려 충신 오자서를 백비의 농간으로 자결하게 만든다.
어리석은 군주의 대표적 모습이다. 기원전 484년의 일이다.
 
구천은 노예로 끌려가 합려의 무덤지기로 일하면서, 복수를 다짐하였다.
부차가 병에 걸리자, 그의 변을 손으로 찍어 맛을 보며 그의 병세를 진단하여 부차의 환심을 샀다, 
이에 감복한 부차는 송별연까지 열어서 구천을 월나라로 보내주었다.
이와 같이 갖은 치욕을 견디고, 살아남은 구천은
오나라에 충성 할 것을 맹세하고 자기 목숨 하나를 간신히 구하여 홀로 월나라로 귀국하였다,
 
월나라로 돌아 온 구천은 원통함을 잊을 수 없어 매일같이 쓰디 쓴 곰의 쓸개를 옆에 두고
쓴 맛을 보면서(- 상담 嘗膽), 월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군사력을 키워 오나라를 멸망시킬 기회만을 노렸다.
 
이때 월나라에는 범려라는 재주 많은 책사가 있었는데, 여색을 좋아하는 호색가인 오왕 부차에게
미인계(美人計)로 西施 (서시)를 보냈다.
 
서시의 아름다움과 금주가무(琴柱歌舞)에 부차(夫差)는 정치는 돌보지 않고,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밤낮으로 쾌락으로 날을 세웠으니, 나라는 피폐해 졌고, 
마침내 17 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때를 노려 오나라를 공격하여, 부차를 고소산(姑蘇山)에서 자결시켰다,
결국 서시의 경국지색에 오나라는 비참하게 멸망하고 말았다.
 
上有天堂 下有蘇杭 - 상유천당 하유소항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
 
중국에서 이토록 떠 받드는 소주(蘇州-상해의 서쪽에 있는 도시)가 바로 오나라의 도읍지였다. 
그래서 부차는 이 소주에 있는 고소산(姑蘇山)에 별궁을 짖고, 고소대(姑蘇臺)라 이름하고 서시와 놀았던 것이다.
 
이곳에는 서호(西湖)라는 매우 유명한 호수가 있는데, 
이 호수 이름이 서호인 것은 바로 서시 이름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소주 이름도 이 고소(姑蘇)에서 나왔다.
 
서호를 품고 있는 소주는 바로 송시(宋詩)의 작풍(作風)을 확립한 시인으로 평가 받는 소동파의 고향이기도 하다.
여기, 한 낭만 시인이 서시(西施)가 노닐던 서호에서 고소대를 그리며 시 한수 읊조렸으니.
위의 풍교야박(楓橋夜泊)이란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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