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盆菊

甘冥堂 2023. 12. 4. 10:41

盆菊(분국)/金麟厚(김인후)

十月淸霜重 (시월청상중)
시월 맑고 찬 서리 겹겹이 내려,
芳叢不耐寒 (방총불내한)
꽃 떨기는 추위 견디기 어렵겠구나.
枝條將萎絶 (지조장위절)
꽃가지는 말라 떨어지려 하고,
花蕊半凋殘 (화예반조잔)
꽃술은 반이나 쓸쓸히 시들었네.
北闕承朝露 (북궐승조로)
대궐에서 아침 이슬 받아 마시고

東籬謝夕飡 (동리사석손)
동편 울타리에서 저녁밥 됨 사양하리니
貞根期永固 (정근기영고)
곧은 뿌리 영원히 굳음을 기약하나니,
歲歲玉欄干 (세세옥난간)
해마다 옥난간에서 곱게 피어나리라.


*語句
重 (중) 심하다. 위급하다.
芳叢 (방총) 꽃떨기. 꽃이
만발한 풀숲.
枝條 (지조)가지. 나뭇가지.
萎絶 (위절)시들고 말라서 떨어짐.
花蕊 (화예)꽃술. 수술과 암술. 蕊는 ‘꽃술’로 蘂(예)와 같음.
凋殘 (조잔)잎이 떨어진 나무가 쓸쓸하게 남아 있는 모양.
北闕 (북궐)대궐. 궁전의 북쪽 정문.
朝露 (조로)아침 이슬.
東籬 (동리)동쪽의 울타리. (국화)
謝 (사)사양하다
夕飡 (석식)저녁밥. 飡은 ‘밥’으로 湌(손)의 속자이며, 飱(손)은 ‘저녁밥’.
貞根 (정근)곧은 뿌리.

*鑑賞
대궐 안 홍문관 난간에 놓인 국화 화분을 보며 지은 시 같다. 
傲霜孤節(오상고절)의 국화이지만 추운 계절이 와 찬 서리가 심하게 내리면 시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뿌리는 곧은 절개를 지니어 이듬해 봄이면 어김없이 싹이 돋아 가을에 꽃 피우기 마련이라 그 절조가 가상한 것이다.
선비의 굳은 마음을 빗대어 읊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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