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亢龍有悔

甘冥堂 2024. 1. 5. 09:31

항룡유회(亢龍有悔)  -周易-

甲辰년 용띠 해다.
용은 열두 띠 중 유일하게 상상 속 동물.
중국 전승에 따르면 龍은 아홉 가지 짐승을 부분 조합한 모습이다.
낙타의 머리, 사슴의 뿔, 토끼의 눈, 뱀의 목덜미, 소의 귀, 매의 발톱, 호랑이의 발을 갖고 있다.

용은 구름과 비를 만들고, 물과 바다를 다스리고,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꾸고, 몸을 숨기기도 한다.
그래서 용의 해에는 변화가 많다. 풍운지회(風雲之會) 성어가 여기에서 비롯됐다.

용이 바람과 구름을 얻어 기운을 얻는 것처럼 영웅호걸이 때를 만나 뜻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란 뜻이다.
현대판 풍운지회라 할 총선이 백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쯤이면 숱한 이들이 용이 물을 만나 힘차게 날아오르는 교룡득수(蛟龍得水)를 꿈꾸고 있을 것이다.
周易에 용의 변화 과정이 나온다.
첫 단계가 잠룡(潛龍)이다.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아 덕을 쌓으며 연못 깊숙이 잠복해 있는 단계.
다음에는 땅 위로 올라와 천하에 德을 펼치며 만백성을 감화시키는 현룡(現龍).
다음 단계가 제왕의 지위를 상징하는 비룡(飛龍). 비룡재천(飛龍在天)은

용이 여의주를 얻어 펄펄 하늘을 나는 상황.

마음대로 천하를 휘저으며 비상한다.
이 단계를 넘어서면 하늘 끝까지 날아오른 항룡(亢龍)이 된다.

주역은 말한다.
항룡유회(亢龍有悔)!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은 반드시 후회한다는 뜻이다.
항룡은 왜 후회할까? 하늘 끝까지 날아올라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어 추락할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날개도 없이 추락한다.

이에 孔子도 한 말씀 거들었다.
"항룡은 하늘 끝에 닿아 존귀하지만 지위가 없고,
너무 높은 곳에 있어 교만하기 때문에 자칫 큰 것을 잃을 수 있다."

주역은 또 물극필반(物極必反)을 말한다.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을 일으킨다!
가뭄이 길면 마침내 비가 오고, 오랜 장마도 결국은 끝이 나는 법이다.
잘 나갈 때 조심하고, 시절이 어렵더라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는 말이다.

항룡유회와 물극필반.

무소불위의 권력뿐만 아니라 무언가 성취를 이뤄 富를 손에 쥔 이라면 무릇 명심해야 할 경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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